10개월째 '헛바퀴'…규제에 막힌 BBQ 치킨배달 전기차
치킨 프랜차이즈업체인 제너시스BBQ가 지난해 5월 르노의 초소형 전기자동차 트위지를 배달용 차로 활용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아직 운행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초소형 전기차를 자동차로 인정하지 않는 현행 법규를 개정하지 않아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제너시스BBQ는 트위지(사진)를 배달용 차로 사용하려 했으나 트위지를 자동차로 인정하지 않는 현행 법규에 막혀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은 자동차를 승용차 승합차 화물차 특수차 이륜차 등 다섯 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이 중 하나에 해당하지 않으면 자동차가 아닌 것으로 간주한다. 국토교통부는 탑승 인원이 1~2명인 전기차 트위지가 다섯 가지 자동차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새로 나온 자동차를 과거 제정한 법규로 분류하기 곤란하면 법규를 고치면 되는데, 정부가 10개월 동안 허송세월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국토부는 BBQ가 트위지 운행계획을 발표한 직후 ‘현행법상 초소형 전기차는 불법’이라며 서울시가 BBQ에 내준 임시운행 허가를 취소하도록 조치했다. 작년 8월에야 초소형 전기차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자동차관리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을 입법예고했지만, 법제처가 ‘초소형 전기차를 허용하려면 시행령이 아니라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권고해 무산됐다.

국토부는 최근에야 법 개정 작업을 시작했지만 관계부처 협의 등 수많은 절차를 거쳐야 해 트위지가 언제부터 도로를 달릴 수 있을지 예측하기 힘든 실정이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