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우 씨(45)는 지난해 말 시중은행 금통장에 1000만원가량을 넣었다. 금통장은 국제 금 시세와 원·달러 환율을 따져 입금액에 상응하는 금 무게를 적립해주는 상품이다. 김씨가 금통장을 개설했을 때 금값은 g당 3만9362원이었다. 이후 금값과 원·달러 환율이 모두 올라 이달 초 g당 5만750원으로 뛰었다. 김씨는 배당소득세(15.4%)를 내고도 금통장 투자로 244만원(수익률 24.4%)의 수익을 올렸다.
뛰어오른 금값에…금통장·골드바 인기
지난해 말부터 금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금테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은행들이 취급하는 금통장의 인기가 꾸준한 가운데 최근 골드바를 직접 구입하려는 수요도 늘었다.

국제 금 시세는 지난해 12월17일 트로이온스(31.1035g)당 1050.80달러까지 떨어졌으나 지난 10일엔 트로이온스당 1271달러까지 급등했다. 상승률만 21%다. 국내 금 시세도 지난해 12월18일 g당 4만141원(신한은행 고시 기준)에서 최근 4만8800원대로 올랐다.

금값이 뛰면서 은행에서 파는 금통장과 골드바의 인기가 높다. 금 통장은 지난해 초부터 꾸준히 가입자가 늘고 있다. 신한은행 금통장인 골드리슈 가입계좌는 지난해 1월 13만1901계좌에서 지난 2월 말 13만9736계좌로, 같은 기간 거래금액은 4441억원에서 5008억원으로 증가했다.

골드바 판매량도 급증세다. 2014년 2300㎏이던 판매량은 지난해 6098㎏으로 증가했고 올 1~2월에는 600㎏이 팔렸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올 들어 15억원어치 이상 팔려나갈 정도로 소비자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골드바 수요가 늘자 최근엔 저축은행까지 가세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골드바 판매사인 한국금거래소쓰리엠과 제휴를 맺고 전국 모든 저축은행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금 투자를 위해선 국제 금 시세와 환율, 세금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금통장은 국제 금 시세를 원·달러 환율을 적용한 뒤 원화로 환산한 금 무게를 통장에 적립해준다. 가입할 때는 금 시세의 1%를 더한 가격을, 나중에 돈을 찾을 때는 시세보다 1% 낮은 가격을 적용해 금 무게를 정한다. 특히 환율에 따라 수익률이 바뀐다. 금 시세가 낮더라도 환율이 오르면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 반대로 시세가 올라도 환율이 내려가면 수익률이 낮아진다. 시세 차익에 15.4%의 배당소득세를 내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골드바는 금통장에 비해 투자가 간편하다. 은행에 들러 통장을 개설한 뒤 매매신청서를 작성하면 보통 7영업일 이내에 구입할 수 있다. 골드바 가격도 국제 금 시세와 환율에 연동된다. 또 골드바를 살 때 부가가치세(10%)를 포함해 15% 안팎의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은행별로 중량에 따라 4.5~5% 후반대의 판매수수료를 받기 때문이다. 다만 시세 차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금 투자에 대한 전망에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유유정 신한은행 신한PWM분당중앙센터 PB팀장은 “국제 금 시세가 바닥일 때보다 많이 올랐지만 아직 트로이온스당 1200달러대”라며 “1300달러까지는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박승안 우리은행 투체어스 강남센터 지점장은 “금값이 앞으로 어떻게 바뀔 것이라고 예측해 투자에 나서기에는 금값의 변동성이 크다”며 “수익을 볼 수도 있지만 손실을 낼 가능성도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태명/김은정/박한신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