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세 명만 있어도 공연 강행…섭외한 연주자 1500명 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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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왈츠와닥터만 금요음악회' 11일 500회 공연
경기 남양주시 조안면에 있는 왈츠와닥터만 커피박물관의 박종만 관장(57)은 2006년 레스토랑을 증축해 커피박물관을 세웠다. 이를 기념해 뭔가 뜻깊은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그는 커피가 문학·음악·미술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문화적 ‘공생관계’라는 점에 착안했다. 국내 살롱음악회의 대표주자 격인 ‘왈츠와닥터만 금요음악회’가 열리게 된 배경이다.
2006년 3월3일 첫 공연을 시작한 이 음악회가 11일 500회를 맞는다. 지난 10년간 매주 금요일 저녁 정통 클래식 연주회가 이곳에서 열렸다. 이 덕분에 클래식 음악 팬과 연주자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꽤 높아졌다. 규모는 작지만 국내외 콩쿠르 우승자와 중견 음악가들의 연주를 즐길 수 있는 장소로 이름이 났다.
500회 ‘특집음악회’에는 닥터만 콘서트홀과 인연을 맺은 음악가들이 출연한다. 1부에서는 메조소프라노 김순희와 바리톤 정지철, 피아니스트 이예슬이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 ‘카르멘’ ‘돈조반니’ 속 아리아를 들려준다. 2부에서는 현악 앙상블 이상희앤프렌즈가 페터 하이드리히의 ‘생일축하’ 등을 포함해 세 곡을 연주한다. 3부에서는 소프라노 박성희와 피아니스트 백지은이 슈트라우스의 ‘봄의 왈츠’, 김주원이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등을 선보인다.
지금까지 이 무대에 선 연주자는 1500여명. 그간 어려움도 많았다. 잘 알려지지 않은 지방 연주회 초청에 음악가들은 난색을 보였다. 매주 연주자를 섭외하느라 고군분투했다. 어렵사리 섭외한 연주자가 “대규모 홀에서 공연이 잡혔다”거나 “컨디션이 안 좋다”고 취소하면 대체 연주자를 찾느라 속앓이를 한 적도 적지 않았다. 관객이 10명도 되지 않은 적도 많았다. 현악사중주단을 초청해 연주자는 네 명인데 관객은 세 명뿐인 적도 있었다. 그래도 금요음악회를 열지 못한 건 지금까지 단 한 번뿐이다. 올해 설 연휴를 앞두고 연주자도, 관객도 참석이 어렵다고 해 ‘10년 개근’ 기록이 깨졌다.
박 관장은 좋은 연주자를 초청하기 위해 빚까지 얻어 약 1억3000만원짜리 스타인웨이앤드선즈 피아노(A-188)를 들여놨다. 처음 5회까지는 스타인웨이의 중고 피아노를 썼는데 아무리 들어도 원하는 소리가 아니어서 새로 마련했다.
왈츠와닥터만 콘서트홀은 클래식 콘서트에 맞게 설계된 공간은 아니다. 평소 커피박물관으로 활용하다가 금요일 저녁에 의자 100개를 배치해 공연장으로 꾸민다. 박 관장은 “매번 의자를 가져오고, 다시 갖다 놓으니 11일이면 직원들이 의자를 1000번째 옮기는 셈”이라며 웃었다.
500회를 맞는 감회를 묻자 그는 “연주자와 청중에게 감사하다”며 “처음부터 음악회 해설을 맡아 준 만화가 신동헌 화백이 특별히 고맙다”고 했다. 춘천애니메이션박물관 명예관장인 신 화백은 클래식 음악 애호가로 유명하다. 박 관장은 클래식 공연만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 “다양한 공연을 펼치는 공간은 많으니까 분명한 색깔을 가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1000회도 기대해 달라”고 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
2006년 3월3일 첫 공연을 시작한 이 음악회가 11일 500회를 맞는다. 지난 10년간 매주 금요일 저녁 정통 클래식 연주회가 이곳에서 열렸다. 이 덕분에 클래식 음악 팬과 연주자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꽤 높아졌다. 규모는 작지만 국내외 콩쿠르 우승자와 중견 음악가들의 연주를 즐길 수 있는 장소로 이름이 났다.
500회 ‘특집음악회’에는 닥터만 콘서트홀과 인연을 맺은 음악가들이 출연한다. 1부에서는 메조소프라노 김순희와 바리톤 정지철, 피아니스트 이예슬이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 ‘카르멘’ ‘돈조반니’ 속 아리아를 들려준다. 2부에서는 현악 앙상블 이상희앤프렌즈가 페터 하이드리히의 ‘생일축하’ 등을 포함해 세 곡을 연주한다. 3부에서는 소프라노 박성희와 피아니스트 백지은이 슈트라우스의 ‘봄의 왈츠’, 김주원이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등을 선보인다.
지금까지 이 무대에 선 연주자는 1500여명. 그간 어려움도 많았다. 잘 알려지지 않은 지방 연주회 초청에 음악가들은 난색을 보였다. 매주 연주자를 섭외하느라 고군분투했다. 어렵사리 섭외한 연주자가 “대규모 홀에서 공연이 잡혔다”거나 “컨디션이 안 좋다”고 취소하면 대체 연주자를 찾느라 속앓이를 한 적도 적지 않았다. 관객이 10명도 되지 않은 적도 많았다. 현악사중주단을 초청해 연주자는 네 명인데 관객은 세 명뿐인 적도 있었다. 그래도 금요음악회를 열지 못한 건 지금까지 단 한 번뿐이다. 올해 설 연휴를 앞두고 연주자도, 관객도 참석이 어렵다고 해 ‘10년 개근’ 기록이 깨졌다.
박 관장은 좋은 연주자를 초청하기 위해 빚까지 얻어 약 1억3000만원짜리 스타인웨이앤드선즈 피아노(A-188)를 들여놨다. 처음 5회까지는 스타인웨이의 중고 피아노를 썼는데 아무리 들어도 원하는 소리가 아니어서 새로 마련했다.
왈츠와닥터만 콘서트홀은 클래식 콘서트에 맞게 설계된 공간은 아니다. 평소 커피박물관으로 활용하다가 금요일 저녁에 의자 100개를 배치해 공연장으로 꾸민다. 박 관장은 “매번 의자를 가져오고, 다시 갖다 놓으니 11일이면 직원들이 의자를 1000번째 옮기는 셈”이라며 웃었다.
500회를 맞는 감회를 묻자 그는 “연주자와 청중에게 감사하다”며 “처음부터 음악회 해설을 맡아 준 만화가 신동헌 화백이 특별히 고맙다”고 했다. 춘천애니메이션박물관 명예관장인 신 화백은 클래식 음악 애호가로 유명하다. 박 관장은 클래식 공연만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 “다양한 공연을 펼치는 공간은 많으니까 분명한 색깔을 가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1000회도 기대해 달라”고 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