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Insight] 커지는 'P2P 대출'…분산투자로 위험 줄여야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Let's Master 크라우드펀딩
(1) 신용평가 모델과 투자자 보호
P2P대출플랫폼의 핵심역할은 대출자 신용·상환의지 판별
데이터 수집 등 전문성 확보로 투자 리스크 줄이는 노력 필요
(1) 신용평가 모델과 투자자 보호
P2P대출플랫폼의 핵심역할은 대출자 신용·상환의지 판별
데이터 수집 등 전문성 확보로 투자 리스크 줄이는 노력 필요
대출형 크라우드펀딩, 이른바 ‘P2P 대출 중개’ 시장이 최근 급성장하고 있다. 은행에는 담보가 없어 찾아갈 수 없고, 저축은행과 캐피털, 대부업체 등 제2, 3금융권에서 제시하는 20~30%의 고이율을 이용하기에는 힘에 겨웠던 개인과 사업자에게 10%대의 새로운 신용대출 기회를 제시하고 있어서다.
부동산 등 확실한 담보를 소유한 대출자는 문제될 게 없다. 대출자가 은행과 제2금융권을 찾아갈 때의 문제를 한마디로 말하면 ‘대상 판별 방법의 부재’다. 대출을 원하는 대상 중에 누가 더 잘 갚을지 판별할 방법이 부족하다 보니 은행은 잘 안 빌려주고, 제2, 3금융권은 비싼 이율을 제시해 잠재적 부실에 대응한다. 최근에는 정보의 교류가 쉬워지면서 상황이 변하고 있다. 돈이 필요한 사람이 은행과 저축은행 외에도 돈을 빌려줄 개인을 직접 찾을 수 있게 됐다. 저금리 시대를 맞아 안정적인 재테크 방법을 찾기 어려운 사람들의 니즈와도 궁합이 맞았다. 이처럼 돈이 필요한 대상과 빌려줄 돈이 있는 개인을 온라인에서 직접 연결하는 것이 ‘P2P대출 플랫폼’이다.
P2P대출 플랫폼이 대출 중개 역할에만 그친다면 위에서 말한 ‘대상 판별 방법의 부재’ 문제는 여전히 존재한다. 돈을 빌려주려는 사람을 투자자라고 통칭하면, 투자자로선 온라인에서 만난 대출자가 어떤 사람인지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리스크가 크다. P2P대출 플랫폼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혁신적이고 정확한 ‘대상 판별 방법’ 제시다. 대출자에 대해 상세한 데이터의 수집과 분석을 하고, 이 결과를 객관적으로 투자자에게 제시함으로써 투자자의 위험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노력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투자위험 최소화할 대상 판별법 진화
개인이 대출을 원할 경우 금융권은 신용등급을 활용한다. 문제는 이 등급이 얼마나 정확하느냐다.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P2P대출 플랫폼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알고리즘에 따라 이 등급의 정확도를 올리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개인의 과거 신용거래 기록뿐만 아니라 소셜미디어상에서의 평판, 대출 신청 사이트에서 메뉴를 클릭하는 행태 등의 부가 정보도 활용해 새로운 신용등급을 만들어 내고 있다.
대출자가 자영업자이면 사업장이 수익을 얼마나 내고 있는지가 대출금 상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금융권에서도 사업자를 대상으로 부가세증명원 등을 받아 참고하지만 절세 등의 이유로 현실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상점에는 현실을 정확히 파악하기에 충분한 데이터가 시시각각 발생하고 있지만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정보는 POS라는 결제 기기에서 발생하는 실시간 판매 정보다. 필자가 운영하는 자영업자 전문 P2P대출 플랫폼인 ‘펀다’는 대출을 원하는 상점의 POS에서 실시간으로 매출 정보와 판매되는 메뉴의 구성, 재방문 고객 빈도 등을 종합적으로 측정해 매출을 예측하고, 카드사 등과 제휴해 주변 상권과 같은 업종의 추이를 반영해 평가한다.
상환이 잘 이뤄지기 위해서는 대출자의 상환 능력 못지않게 상환 의지도 중요하다. 대출자는 다중 채무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황이 안 좋아지기 시작하면 다른 채권자보다 빨리 권리 확보를 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상점 전문 P2P는 대출자인 상점과 투자자인 개인이 단순히 대출 관계로만 엮이지 않고 잠재 고객이자 상점을 응원하는 팬이 될 수도 있다는 관계를 부각함으로써 대출자의 상환 의지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대출 대상별로 정밀하게 분석하기 위해서는 각 P2P대출 플랫폼이 특화된 영역을 집중 선정해 해당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노하우와 전문성을 확보해야 투자자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상점뿐만 아니라 유통업체의 동산 담보, 부동산 후순위 담보, 온라인 쇼핑몰 등 다양한 영역에서 특화된 전문 P2P대출 플랫폼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P2P대출 플랫폼이 열심히 노력해도 현실적으로 일부는 부도가 날 수밖에 없다. 만약 5000만원을 대출해간 사람이 부도를 냈는데 이 대출에 한 명의 투자자가 5000만원을 투자한 것이라면 어떻겠는가. 그래서 P2P 대출에서는 ‘위험의 분산’이 중요하다. 발생하는 부도를 소수의 투자자가 떠안지 않게 하는 것이다. 위험의 분산은 세 가지 방법으로 모색할 수 있다.
P2P 대출의 핵심은 위험의 분산
첫째는 하나의 대출 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최대 투자금을 전체 대출금의 10% 정도로 제한해 의무적으로 다수의 투자자가 모여 위험을 나눠 가지게 하는 방식이다.
둘째는 대출 상품을 포트폴리오 형태로 묶는 것인데, 예를 들어 한 번에 100만원을 투자하더라도 자동으로 10인의 대출자에게 10만원씩 분배되도록 하는 형태다. 이때 위험 분산에는 효과적이지만 투자자가 대출 대상을 선별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세 번째는 보험과 같이 투자금액 일부를 ‘부도 준비금’으로 쌓아놓았다가 부도가 발생할 때 투자자의 원금 보전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다. 이 부도 준비금은 전체 부도의 상당 부분을 상쇄할 만큼의 크기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투자자로부터 대출자로 거액의 자금이 이동하는 P2P대출 플랫폼의 성격상 플랫폼 운영자의 사기 행위가 발생하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대표적인 사례는 존재하지 않는 대출자를 가상으로 꾸며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으고, 이것을 플랫폼 운영자가 유용하는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국내 P2P대출 플랫폼은 신용정보회사와 연계해 대출정보를 실시간 공유함으로써 거짓 대출과 중복 대출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P2P대출 상품에는 위험이 존재할 것이고, 이것을 완벽하게 없앨 수 있는 회사는 아직 없다. 하지만 최근 업계를 이끌고 있는 소수의 회사를 보면 적어도 이 위험을 혁신적으로 줄이기 위한 연구와 개선점을 빠르게 만들어가고 있다. 위험과 혁신, 어느 쪽이 이길지 아직 알 수 없지만 주목해볼 만한 싸움인 것만은 틀림없다.
박성준 < 펀다 대표 >
부동산 등 확실한 담보를 소유한 대출자는 문제될 게 없다. 대출자가 은행과 제2금융권을 찾아갈 때의 문제를 한마디로 말하면 ‘대상 판별 방법의 부재’다. 대출을 원하는 대상 중에 누가 더 잘 갚을지 판별할 방법이 부족하다 보니 은행은 잘 안 빌려주고, 제2, 3금융권은 비싼 이율을 제시해 잠재적 부실에 대응한다. 최근에는 정보의 교류가 쉬워지면서 상황이 변하고 있다. 돈이 필요한 사람이 은행과 저축은행 외에도 돈을 빌려줄 개인을 직접 찾을 수 있게 됐다. 저금리 시대를 맞아 안정적인 재테크 방법을 찾기 어려운 사람들의 니즈와도 궁합이 맞았다. 이처럼 돈이 필요한 대상과 빌려줄 돈이 있는 개인을 온라인에서 직접 연결하는 것이 ‘P2P대출 플랫폼’이다.
P2P대출 플랫폼이 대출 중개 역할에만 그친다면 위에서 말한 ‘대상 판별 방법의 부재’ 문제는 여전히 존재한다. 돈을 빌려주려는 사람을 투자자라고 통칭하면, 투자자로선 온라인에서 만난 대출자가 어떤 사람인지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리스크가 크다. P2P대출 플랫폼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혁신적이고 정확한 ‘대상 판별 방법’ 제시다. 대출자에 대해 상세한 데이터의 수집과 분석을 하고, 이 결과를 객관적으로 투자자에게 제시함으로써 투자자의 위험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노력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투자위험 최소화할 대상 판별법 진화
개인이 대출을 원할 경우 금융권은 신용등급을 활용한다. 문제는 이 등급이 얼마나 정확하느냐다.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P2P대출 플랫폼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알고리즘에 따라 이 등급의 정확도를 올리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개인의 과거 신용거래 기록뿐만 아니라 소셜미디어상에서의 평판, 대출 신청 사이트에서 메뉴를 클릭하는 행태 등의 부가 정보도 활용해 새로운 신용등급을 만들어 내고 있다.
대출자가 자영업자이면 사업장이 수익을 얼마나 내고 있는지가 대출금 상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금융권에서도 사업자를 대상으로 부가세증명원 등을 받아 참고하지만 절세 등의 이유로 현실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상점에는 현실을 정확히 파악하기에 충분한 데이터가 시시각각 발생하고 있지만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정보는 POS라는 결제 기기에서 발생하는 실시간 판매 정보다. 필자가 운영하는 자영업자 전문 P2P대출 플랫폼인 ‘펀다’는 대출을 원하는 상점의 POS에서 실시간으로 매출 정보와 판매되는 메뉴의 구성, 재방문 고객 빈도 등을 종합적으로 측정해 매출을 예측하고, 카드사 등과 제휴해 주변 상권과 같은 업종의 추이를 반영해 평가한다.
상환이 잘 이뤄지기 위해서는 대출자의 상환 능력 못지않게 상환 의지도 중요하다. 대출자는 다중 채무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황이 안 좋아지기 시작하면 다른 채권자보다 빨리 권리 확보를 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상점 전문 P2P는 대출자인 상점과 투자자인 개인이 단순히 대출 관계로만 엮이지 않고 잠재 고객이자 상점을 응원하는 팬이 될 수도 있다는 관계를 부각함으로써 대출자의 상환 의지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대출 대상별로 정밀하게 분석하기 위해서는 각 P2P대출 플랫폼이 특화된 영역을 집중 선정해 해당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노하우와 전문성을 확보해야 투자자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상점뿐만 아니라 유통업체의 동산 담보, 부동산 후순위 담보, 온라인 쇼핑몰 등 다양한 영역에서 특화된 전문 P2P대출 플랫폼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P2P대출 플랫폼이 열심히 노력해도 현실적으로 일부는 부도가 날 수밖에 없다. 만약 5000만원을 대출해간 사람이 부도를 냈는데 이 대출에 한 명의 투자자가 5000만원을 투자한 것이라면 어떻겠는가. 그래서 P2P 대출에서는 ‘위험의 분산’이 중요하다. 발생하는 부도를 소수의 투자자가 떠안지 않게 하는 것이다. 위험의 분산은 세 가지 방법으로 모색할 수 있다.
P2P 대출의 핵심은 위험의 분산
첫째는 하나의 대출 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최대 투자금을 전체 대출금의 10% 정도로 제한해 의무적으로 다수의 투자자가 모여 위험을 나눠 가지게 하는 방식이다.
둘째는 대출 상품을 포트폴리오 형태로 묶는 것인데, 예를 들어 한 번에 100만원을 투자하더라도 자동으로 10인의 대출자에게 10만원씩 분배되도록 하는 형태다. 이때 위험 분산에는 효과적이지만 투자자가 대출 대상을 선별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세 번째는 보험과 같이 투자금액 일부를 ‘부도 준비금’으로 쌓아놓았다가 부도가 발생할 때 투자자의 원금 보전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다. 이 부도 준비금은 전체 부도의 상당 부분을 상쇄할 만큼의 크기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투자자로부터 대출자로 거액의 자금이 이동하는 P2P대출 플랫폼의 성격상 플랫폼 운영자의 사기 행위가 발생하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대표적인 사례는 존재하지 않는 대출자를 가상으로 꾸며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으고, 이것을 플랫폼 운영자가 유용하는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국내 P2P대출 플랫폼은 신용정보회사와 연계해 대출정보를 실시간 공유함으로써 거짓 대출과 중복 대출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P2P대출 상품에는 위험이 존재할 것이고, 이것을 완벽하게 없앨 수 있는 회사는 아직 없다. 하지만 최근 업계를 이끌고 있는 소수의 회사를 보면 적어도 이 위험을 혁신적으로 줄이기 위한 연구와 개선점을 빠르게 만들어가고 있다. 위험과 혁신, 어느 쪽이 이길지 아직 알 수 없지만 주목해볼 만한 싸움인 것만은 틀림없다.
박성준 < 펀다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