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 5대 은행의 매출이 유럽 5대 은행의 절반을 넘어섰으며 매출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 보도했다. 미국 경제 회복으로 영업 여건이 유리해진 데다 2007~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은행들이 구조조정을 신속하게 단행하면서 경쟁력을 높인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FT에 따르면 JP모간과 씨티그룹,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미국 5개 대형 은행이 지난해 투자은행과 증권부문에서 거둔 매출은 1385억달러였다. 반면 도이치뱅크와 바클레이즈, BNP파리바, 크레디트스위스, UBS 등 유럽 5개 대형 은행 매출은 601억달러에 머물렀다. 미국과 유럽 모두 매출이 늘진 않았지만 하락폭은 달랐다. 미국계 은행 매출은 전년보다 0.8% 줄어들었지만 유럽계 은행 매출은 8% 가까이 감소했다. 조사대상 미국 은행들의 세전 순이익은 335억달러로, 유럽계 은행보다 8배 많았다. FT는 “미국 5대 은행의 글로벌 금융시장 지배력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미국계 은행이 선전한 주요 배경을 미국 경기가 살아난 것에서 찾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금융회사가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체질을 개선한 것도 유럽 은행들을 멀찌감치 따돌릴 수 있던 이유로 평가된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