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총괄회장, 49년 만에 롯데제과 등기이사서 퇴진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사진)이 롯데그룹 모태인 롯데제과와 한국 롯데 계열사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호텔롯데의 등기이사에서 잇따라 물러난다. 신 총괄회장은 내년 8월까지 롯데쇼핑을 포함한 다른 5곳의 롯데 계열사 등기이사직에서도 모두 퇴진할 전망이다. 롯데그룹이 지난 6일 한·일 롯데의 지주회사인 일본롯데홀딩스 주총 이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중심의 ‘원 롯데’로 가는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제과는 7일 이사회를 열어 사내이사 4명을 비롯한 이사 선임 건 등을 처리하기 위해 오는 25일 정기주주총회를 소집하기로 했다. 기존 사내이사로 이달 말로 임기가 끝나는 신 총괄회장과 신항범 롯데제과 전무 대신 황각규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과 민명기 롯데제과 전무를 신임 사내이사로 선임하기로 했다. 이로써 신 총괄회장은 롯데제과를 설립한 1967년 이후 49년 만에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난다.

신격호 총괄회장, 49년 만에 롯데제과 등기이사서 퇴진
신 총괄회장은 이달 말로 임기가 끝나는 호텔롯데 등기이사직에서도 퇴진한다. 호텔롯데는 다음주 이사회를 열어 신 총괄회장 대신 새로운 사내이사를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어 이달 말 정기주총을 열어 새로운 이사진을 구성할 계획이다. 신 총괄회장은 1973년 호텔롯데 법인을 설립할 때부터 사내이사를 맡아왔다.

호텔롯데는 면세점과 호텔, 테마파크 사업을 하는 롯데 핵심 계열사로 연내 상장을 앞두고 있다. 일본롯데홀딩스(19.1%)를 비롯한 한·일 롯데그룹 계열사가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신 총괄회장은 호텔롯데와 롯데제과를 포함해 7개 롯데 계열사의 등기이사에 올라 있다. 오는 11월 부산롯데호텔의 등기이사 임기가 끝나고 내년 3월 롯데쇼핑과 롯데건설의 등기이사 임기가 만료된다. 롯데알미늄 등기이사 임기가 끝나는 내년 8월이면 롯데그룹 전 계열사의 등기이사직에서 퇴진한다. 앞서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지난해 일본롯데의 주요 직책과 한국롯데 등기이사직에서 모두 물러났다.

신 회장은 신 전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일본 광윤사의 경영권을 가져오기 위한 절차도 시작했다. 광윤사는 한·일 롯데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일본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다. 신 회장은 지난 1월 말 직접 원고로 나서 광윤사를 상대로 ‘주주총회 및 이사회 결의 취소’ 소송을 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