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대림산업도 강세
중국·일본·유럽과 수주 경쟁 치열
발주계획 윤곽도 안나와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8.62% 오른 5290원에 마감했다. 전날에 이어 이날까지 이틀간 19.14% 급등했다. 삼성중공업(5.65%) 현대중공업(4.55%) 현대미포조선(3.96%) 등 다른 조선주도 이날 동반 강세를 보였다.
조선주들이 상승세를 탄 것은 한국과 이란 정부가 지난달 29일 이란 테헤란에서 ‘11차 한국·이란 경제공동위원회’를 열고 인프라 플랜트 선박 분야 등에서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란 국영선사 NITC가 발주할 180억달러 규모의 원유수송선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한국 조선회사가 수주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시장의 기대와 달리 국내 조선회사의 이란발 수주 효과는 ‘미풍’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NITC는 선박을 3~5년에 걸쳐 나눠 발주할 계획이어서 연간 규모가 30억~5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조선업체들이 NITC의 물량을 ‘싹쓸이’할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유재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 등은 선박 수주를 놓고 중국 경쟁사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국내 조선업체들은 수주 일감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건설 수주 경쟁 치열할 듯”
건설주도 지난달 이후 ‘이란 특수’ 기대로 급등하고 있다. 대우건설(17.19%) 대림산업(12.37%) 현대건설(11.52%) GS건설(5.28%) 등 대형 건설주는 최근 한 달 새 5~20% 올랐다.
중동 국가들은 국제 유가 하락 여파로 석유·가스 플랜트 발주를 줄였지만 이란은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글로벌 인사이트에 따르면 이란의 건설시장 규모는 올해 496억달러로 작년(461억달러)보다 7.59% 커질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플랜트 발주 계획의 윤곽이 나오지 않은 만큼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라는 지적이다. 한국 건설업체들이 중국과 일본, 유럽 업체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 재정 여건이 좋지 않은 이란은 플랜트를 발주할 때 시공업체에 건설자금을 조달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와 정책금융기관은 중국과 일본, 유럽 은행과 비교해 플랜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실적이 열악한 편이다.
윤석모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건설회사 중 올 상반기에 이란과 수주 계약을 체결하는 곳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