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펀드가 두 달 새 20% 넘는 수익률을 내면서 고공행진하고 있다. 올 들어 불안해진 금융시장 탓에 안전자산 수요가 급증해 금값이 연일 상승랠리를 펼치고 있어서다. 국내 투자자들은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을 쏟아내고 있다.

◆금값, 올 들어 18% ‘껑충’

+20% 금펀드 수익률 금메달
4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1개 금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지난 3일 기준)은 20.11%다. 최근 국제 유가 상승과 경제지표 개선 등으로 글로벌 증시가 반등했는데도 국내주식형펀드(평균 수익률 -1.56%)와 해외주식형펀드(-10.01%)는 고전 중이지만, 금펀드는 두 자릿수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블랙록월드골드(H)’(30.66%) ‘한국투자KINDEX골드선물레버리지특별자산상장지수펀드(ETF)’(29.45%) ‘신한BNPP골드A’(28.74%) 등이 두 달 새 거둔 수익률은 30% 안팎에 달한다. 강유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중국 증시 급락과 유럽의 금융 리스크,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부각되면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고 말했다.

금가격은 올 들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3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온스당 1258.20달러에 거래를 마쳐 연중 최고치(종가 기준)를 기록했다. 연초 이후 상승률은 18.68%다.

◆금펀드에서 자금 유출 늘어

수익률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국내에 설정된 금펀드(전체 설정액 2241억원)에서는 자금 유출이 두드러지고 있다. 올 들어 96억원가량이 순유출(에프앤가이드, 3일 기준)된 것으로 집계됐다. 저가매수성 자금으로 지난해 500억원가량이 들어왔지만 최근 한 달 새 차익실현에 나서는 환매물량이 급증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황병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금가격을 온스당 1100~1300달러 수준으로 예상했는데 이미 예상치의 상단까지 올라왔다”며 “단기간 급등한 만큼 차익실현을 할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전 저점인 온스당 1130~1140달러 부근에서 다시 매수기회를 노려보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글로벌 최대 금 상장지수펀드(ETF)에는 여전히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실물 금 ETF 시장의 50%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SPDR골드트러스트’에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면서 지난 3일 금 보유량(788.9t)이 2014년 9월 이후 최대 수준을 나타냈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주요 선진국의 통화완화정책이 강화되고 있어 인플레이션 헤지(회피)수단으로 금에 대한 매수세가 강해질 것이란 게 일부 전문가의 분석이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