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사 한곳서 이마트·CU 등에 같은 제품 포장만 바꿔 공급
"마케팅비로 제품값 비쌀 수도…중기 수출 순기능도 있어"
이마트가 자체브랜드(PB) 간편식 제품으로 판매 중인 ‘피코크 동태전’. 사옹원이라는 업체에서 생산한 이 제품은 10g당 233원에 팔린다. 성분이 똑같은 사옹원의 일반브랜드(NB) 제품인 ‘사옹원 동태전’보다 15%가량(36원) 비싼 가격이다. 이마트에서 300g짜리 PB 동태전을 사면 사옹원 제품보다 1080원 더 줘야 하는 셈이다. 대형마트들은 ‘PB제품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은 제품’이라고 홍보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가격이 싸면서도 품질을 차별화한 상품이라는 주장도 사실과 거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제품, 높은 가격…PB의 배신
PB는 1997년 이마트가 ‘이플러스’ 우유를 선보이면서 본격화됐다. 홈플러스(2001년) 롯데마트(2003년) 등이 뒤따르면서 PB는 주력 상품으로 떠올랐다. 편의점 등도 2000년대 들어 PB 시장에 잇달아 뛰어들었다. ‘싼 가격, 괜찮은 품질’에 대한 소비자의 호응이 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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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 우유, 휴지, 세제 등 생필품 중심이던 PB 제품은 2007년 이후부터 어린이용품, 애완용품, 생활인테리어 등으로 늘어났다. 이 때문에 전체 대형마트 매출에서 5%도 안 되던 PB 상품 비중이 10년 만에 20% 이상으로 높아졌다. 편의점 PB 비중은 30%를 웃돈다.
이처럼 시장이 커졌지만 PB 본연의 가격 경쟁력은 사라지고 있다. 품목이 늘어나면서 유통업체들이 ‘날림 PB’를 찍어내고 있다. 유통업체가 상품 설계를 하고 제조업체에 단순 생산만 맡기는 PB의 제조과정도 변질됐다. 지금은 개발부터 생산까지 모두 제조업체가 전담한다. 유통업체들은 제조사가 개발하고 만든 상품을 그대로 공급받아 PB 상품으로 진열하고 있다. 포장만 다르고 내용물이 같은 ‘붕어빵 PB’가 나오는 이유다.
PB 제품이 유통단계를 축소해 제조원가가 줄어드는 장점이 있는데도 유통회사들은 더 높은 가격을 매기고 있다. 잘 안 팔리는 중소기업 상품에 대기업 PB를 붙이면 제품 가치가 올라간다는 점을 노린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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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체는 대기업 제품도 PB로 바꿔 더 비싸게 팔았다. 롯데칠성의 NB인 ‘아이시스 평화공원 산림수’(2L)는 대형마트에서 770원에 판매되지만 성분이 같은 GS25의 PB인 ‘함박웃음 맑은 샘물’(2L)은 1000원에 팔리고 있다. 하지만 세븐일레븐에서 판매되는 PB 생수는 900원으로 대형마트의 NB인 아이시스보다 200원 저렴하다.
유통사 “中企제품 판로 확대 고려해야”
같은 PB라도 유통업체별로 가격이 다른 제품도 있다. 롯데칠성이 GS25의 PB로 납품한 ‘함박웃음 맑은 샘물’(500mL)은 500원이지만 롯데마트 PB인 ‘초이스엘 샘물’은 300원이다. 이에 대해 롯데마트는 “할인행사를 자주 하기 때문에 NB상품의 가격이 수시로 변동된다”고 설명했다. 이마트에서 피코크 브랜드로 판매 중인 건조과일과 간편식도 다른 대형마트에서 팔리는 같은 성분의 NB 상품보다 비쌌다. 이마트 관계자는 “피코크 브랜드는 일반 PB와 달리 고급 브랜드를 추구하고 포장재 비용 등이 반영돼 일부 품목에서 더 비쌀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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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체들은 또 ‘붕어빵 PB’ ‘바가지 PB’라는 비판에 “일부 PB 제품이 NB 제품보다 비쌀 수 있지만, PB의 순기능을 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인기가 낮은 중소기업 제품에 PB 브랜드를 붙이면 주목도가 높아져 판매에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김성영 이마트 신사업본부장은 “PB를 통해 중소기업 상품의 해외 판로를 확대해 동반성장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2013년 홍콩 왓슨그룹에 PB 식품 128개를 공급하면서 PB 수출을 시작, 2년 만에 미국 홍콩 몽골 등 6개국에 진출했다.
하지만 PB의 순기능을 더 확대하기 위해서 유통회사의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PB 제품으로 이익을 늘리는 데 치중하기보다 제품력 개선에 투자하는 장기적인 안목이 있어야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정부와 서울시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 모든 아파트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다고 지난 19일 발표했다. 2200개 단지, 40만 가구가 영향권에 들게 됐다. 지정 기간은 3월 24일부터 9월 30일까지 약 6개월 간이고, 상황에 따라 연장을 검토하기로 했다.동(洞) 단위로 지정되던 토지거래허가구역이 구(區) 단위로 대규모로 묶인 것은 처음이다. 이번 발표로 서울시 내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전체 면적(605.24㎢)의 27%(163.96㎢)에 이르게 됐다. "사고팔려면 허락받아라"… 1978년 도입토지거래허가구역이란 땅값이 급등하고 투기가 성행하거나 그럴 우려가 있는 지역에 대해 국토교통부 장관이나 시·도 지사가 일정 기간을 정해 지정하는 곳을 말한다.주택을 구입할 때는 건물만이 아니라 그 아래에 있는 땅도 함께 사는 게 보통이기 때문에 사실상 주택 거래를 통제하는 셈이다. 세금에 비해 훨씬 직접적이고 강력한 부동산 규제 수단으로 꼽힌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자율 경제에 맞지 않는 비상대책"이라고 표현했을 정도로 재산권 침해 논란도 많다.이 제도는 땅 투기가 기승을 부리던 1978년 12월 처음 도입됐다. 신도시
일본의 기준금리가 약 2년 6개월 만에 스위스를 넘어 주요 선진국 중 가장 낮은 수준에서 벗어났다.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엔화 시세를 움직이는 투기 세력 동향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2일 “저금리 엔화를 조달해 고수익 자산으로 운용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자취를 감출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고 보도했다.이번 주 일본은행(BOJ)과 미국 중앙은행(Fed)은 차례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일본은행은 지난 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0.5%로 유지했다. Fed는 19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4.2~4.5%로 동결했다. 모두 시장 예상대로다.21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49엔대에서 움직였다. 일본 수입 기업 등의 실수요에 따라 엔화를 팔고 달러를 사는 움직임이 있었다는 관측도 있지만, 일방적인 엔저 전망은 적다는 게 닛케이 분석이다.배경에는 기준금리에 대한 일본은행의 자세 변화가 있다. 우에다 가즈오 총재는 19일 금리 동결 후 기자회견에서 “경제 및 물가 전망이 실현되면 계속해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며 인상 노선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대조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스위스 중앙은행(SNB)이다. 스위스 중앙은행은 20일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연 0.25%로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아진 데 따른 것이며, 금리 인하는 다섯 차례 연속이다.그 결과 일본의 기준금리는 스위스보다 높아졌다. 일본이 세계에서 가장 낮은 금리에서 벗어난 것은 스위스가 금리 인상 노선을 포기한 2022년 9월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일본의 낮은 금리는 엔 캐리 트레이드 원천이었다. 닛케이는 “금리 역전으로 외환
대한항공은 글로벌 항공기 공급망 문제에 대비하고 적시에 차세대 기단을 도입하기 위해 글로벌 항공제작사 보잉(Boeing)과 세계 최대 항공기 엔진 제작업체 GE에어로스페이스(GE Aerospace)와의 협력을 강화한다고 22일 밝혔다. 대한항공은 21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워싱턴 D.C.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켈리 오트버그(Kelly Ortberg) 보잉 최고 경영자(President & CEO), 러셀 스톡스(Russell Stokes) GE에어로스페이스 상용기 엔진 및 서비스 사업부 사장 겸 최고 경영자(Aerospace Commercial Engines & Services President & CEO) 등 3사 최고 경영진이 만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대한항공은 통합 항공사 출범에 맞춰 기단을 확대하고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차세대 최신형 항공기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신형기 수요가 높아지는 가운데, 항공기 공급분을 조기에 확보해 중장기 기재 계획을 차질없이 수행한다는 전략이다.이를 위해 대한항공은 보잉사와 지난해 7월 영국 ‘판버러 국제 에어쇼(Farnborough International Airshow)’에서 맺은 양해각서(MOU) 이행을 조속히 마무리하기로 했다. 보잉 777-9 20대와 보잉 787-10 20대를 2033년까지 도입하고, 향후 비슷한 조건으로 항공기 10대를 추가 구매할 수 있는 옵션을 논의한 내용이다.또한 GE사의 예비 엔진 8대(옵션 엔진 2대 별도) 구매와 보잉 777-9 항공기용 GE9X 엔진 관련 정비 서비스 계약도 조속히 마무리해 항공기 및 엔진에 대한 제작사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3사간 협력 규모는 항공기 구매 249억달러, 예비 엔진 구매 및 엔진 정비 서비스 78억달러로 총 327억달러(약 47.97조원, 3월 21일 기준환율 적용)에 달한다.대한항공은 기단 현대화로 고객들에게 보다 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