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서울 광장동 악스홀. 뮤지컬 ‘뉴시즈(Newsies)’의 삽입곡 ‘캐링 더 배너(Carrying the Banner)’의 경쾌한 음악에 맞춰 신문팔이 소년 18명이 발레, 텀블링 등을 하며 완벽한 군무를 선보였다. 뉴시즈는 신문팔이 소년이란 뜻.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신문을 팔며 생활하는 이들이지만 작은 일에도 웃음을 잃지 않는 모습에서 젊음의 에너지가 뿜어져 나왔다.
오는 4월12일부터 7월3일까지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홀 대극장 무대에 오르는 디즈니 뮤지컬 ‘뉴시즈’가 베일을 벗었다. 첫 느낌은 “디즈니스럽지 않다”는 것이었다. 뮤지컬 ‘미녀와 야수’ ‘라이언 킹’ 등 주로 순수한 꿈과 사랑을 노래한 작품과 달리 1899년 실제 뉴욕에서 벌어진 신문팔이 소년들의 파업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더 나은 삶을 꿈꾸는 신문팔이 소년들의 리더 잭 켈리가 주인공이다. 출판계 거물인 조지프 퓰리처와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가 뉴스보이들이 부담하는 배급료를 인상하자 신문팔이 소년들이 파업을 선언하고, 승리하는 과정을 그렸다.
아름다운 음악과 역동적인 군무라는 디즈니의 장점은 고스란히 살렸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알라딘’ ‘포카혼타스’ 등의 음악을 담당한 전설적인 작곡가 알란 멘켄의 경쾌한 음악에 아크로바틱, 발레, 탭댄스 등을 가미한 신문팔이 소년들의 군무가 돋보인다. 1992년 디즈니가 제작한 동명 영화를 무대화한 이 작품은 2012년 브로드웨이에 입성해 약 10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이후 토니상 음악상과 안무상을 받았다.
펠리페 감바 디즈니 시어트리컬 국제전략부 디렉터는 “당시 뉴시즈 중에는 소외된 가정의 아이가 많았고, 많이 배우지 못했지만 카리스마가 있었다”며 “신문을 팔겠다는 신념으로 헤드라인을 직접 짓고, 배급료를 인상하자 파업을 일으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데이비드 스완 연출은 “고아처럼 혼자였던 소년들이 형제애를 나누면서 살아가는 감동적인 이야기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킬앤하이드’ ‘맨오브라만차’ ‘드라큘라’ 등을 선보인 오디컴퍼니가 야심차게 준비한 라이선스 초연작이다. 원작을 자유롭게 변형하는 논레플리카 방식이다. 도시 전역의 신문팔이 소년을 모아 파업을 이끄는 잭 켈리 역에는 온주완 서경수 이재균이 캐스팅됐다. 영화와 TV드라마에서 활약하고 있는 온주완의 첫 뮤지컬 도전작이다.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는 “몇몇 캐릭터만 돋보이는 공연이 아니라 모두가 주인공인 작품”이라며 “기존 스타 시스템에서 벗어나 열정과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는 실력파 배우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5만~13만원.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