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트로젠이 당뇨병성 족부궤양 및 화상 줄기세포치료제의 대규모 일본 기술수출(라이선스아웃)에 성공했다.

29일 안트로젠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안트로젠은 지난달 일본 이신제약과 약 7500만달러(약 930억원) 규모의 당뇨병성 족부궤양 및 화상 등을 적응증으로 하는 줄기세포치료제(ALLO-ASC-sheet)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안트로젠은 초기 기술료로 100만달러(약 12억원)을 수취했고, 임상개발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를 포함해 최대 7500만달러를 받게 된다. 완제의약품을 수출하는 조건이고, 판매에 따른 경상기술료(로열티) 9%도 별도로 받는다.

이번 계약에 따라 이신제약은 당뇨병성 족부궤양 및 화상 줄기세포치료제에 대한 일본 및 대만 판권을 갖는다. 이신제약은 앞서 안트로젠으로부터 수포성 표피박리증 줄기세포치료제도 기술이전받은 바 있다.

총 계약금 930억원은 지난해 안트로젠의 매출 35억원의 26배가 넘는 규모다.

안트로젠 관계자는 "이신제약은 1년 이내에 일본 식약처에 임상승인계획서(IND)를 제출하고 임상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안트로젠의 시트형 줄기세포치료제는 3차원 줄기세포배양 기술을 통해 기존 줄기세포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했다. 기존 치료제들은 시트 등에서 줄기세포를 배양한 이후 이를 떼어내 사용한다. 단백질 분해효소를 이용해 배양지에서 줄기세포를 떼어내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때 줄기세포는 손상을 입게 되고 치료 기능이 저하된다.

3차원 배양은 특수한 배양지를 이용해 줄기세포를 떼어내는 과정을 없앴다. 손상되지 않은 줄기세포를 환자에 직접 적용할 수 있는 것이다. 안트로젠의 제품은 반창고처럼 상처 부위에 붙이면, 시트에 함유된 살아있는 줄기세포가 혈관과 피부의 재생을 촉진한다.

또 기존 치료제들은 줄기세포를 떼어낸 상태에서 최대 48시간 이내에 사용해야 하는 단점이 있었다. 그러나 3차원 배양을 한 줄기세포치료제는 동결을 통해 최소 1년 이상 보관이 가능하다. 언제든지 사용 가능한 '레디메이드(ready-made)' 줄기세포치료제를 만든 것이다. 타인의 줄기세포인 동종 줄기세포를 이용해, 자가 줄기세포 사용시 필요한 배양시간도 없앴다.

안트로젠은 현재 한국에서 당뇨병성 족부궤양과 심재성 2도 화상에 대해 임상2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앞선 임상을 통해 치료효과도 입증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