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착수 10년만에 완료…北도발 억제·대양진출 전초기지

제주민군복합항(해군 제주기지)이 건설사업 착수 10년 만에 공사를 모두 마치고 오는 26일 국민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해군은 25일 "제주민군복합항 준공식이 내일 오후 항내 연병장에서 황교안 국무총리가 주관하는 정부 행사로 열린다"고 밝혔다.

준공식에는 한민구 국방부 장관, 정호섭 해군참모총장, 원희룡 제주도지사, 역대 해군참모총장과 해병대사령관, 해군·해병대 장병, 강정마을 주민 등 1천2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축전이 낭독되고 황 총리와 원 지사는 각각 축사와 환영사를 한다.

준공식이 열리는 동안 해군 제주기지 부두에는 해군의 7천600t급 이지스구축함인 서애류성룡함, 4천400t급 구축함인 왕건함, 문무대왕함, 1만4천500t급 대형수송함인 독도함, 214급 잠수함인 안중근함이 정박 도열해 대한민국의 해양력을 과시할 예정이다.

해병대 상륙돌격장갑차(KAAV) 4대와 해경 경비함 2척도 도열에 참가한다.

준공식이 끝나면 해군 함정들은 일제히 기적을 울리고 연병장에서는 축포 10발을 쏴 제주기지의 준공을 축하할 계획이다.

P-3 해상초계기, 링스 해상작전헬기, UH-60 기동헬기를 포함한 해군 항공기 7대는 상공에서 축하 비행을 하게 된다.

식전 행사에서는 해군·해병대 군악대와 의장대가 공연을 펼치며 분위기를 띄운다.

해군 제주기지가 완공된 것은 2010년 1월 항만공사에 착수한지 6년 만이다.

제주기지 건설 소요가 제기된 것은 1993년 12월 합동참모회의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정부는 2006년 건설사업에 착수해 제주 강정해안에 함정 20여척과 크루즈 선박 2척이 동시에 정박할 수 있는 '민군복합형관광미항' 건설을 국책사업으로 추진했다.

해군 제주기지 건설사업에는 모두 1조765억원이 투입됐다.

강정해안이 건설 지역으로 선정된 것은 2007년 제주도민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국방부와 제주도가 협의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해군 제주기지의 규모는 14만9천평(약 49만㎡)에 달하고 계류부두와 방파제 길이는 각각 2천400m, 2천500m에 이른다.

제주기지는 해군 기동부대를 동·서해로 신속하게 전개할 수 있어 북한의 도발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전략적 거점이다.

4시간이면 이어도로 출동할 수 있다.

대한민국의 생명선인 남방 해역 해상교통로를 지키고 해양자원의 보고인 제주도 남쪽 해역에서 우리 국민의 활동을 보호하는 요충지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제주기지는 대한민국의 번영을 담보하는 '21세기 청해진'으로 불린다.

내년 하반기에 크루즈 부두가 완공되면 2020년에는 연간 100만명의 크루즈 관광객이 찾아오는 관광 중심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해군 제주기지는 건설 과정에서 일부 주민과 시민단체의 반대로 공사가 지연되는 등 난항을 겪기도 했다.

건설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을 치유하는 것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제주해군기지 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를 포함한 시민단체들은 성명에서 제주기지를 '동북아 평화를 위협하는 거점'으로 규정하고 반대운동을 계속할 뜻을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제주민군복합항은 국가안보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동시에 기여할 것"이라며 "민항과 군항이 공존·발전하는 모델로 만들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ljglor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