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훙하이의 일본 샤프 인수, 마지막 남은 변수는 삼성?
이번주 발표될 일본 샤프의 인수자로 대만 훙하이가 유력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변수로 떠올랐다. 샤프가 핵심 자산인 10세대 LCD(액정표시장치) 공장 지분을 삼성에 넘길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어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2일 “샤프의 인수자 결정이 임박한 가운데 삼성전자의 움직임이 변수가 될 것”이라며 “샤프도 삼성의 지원을 은근히 바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샤프는 인수액 7000억엔을 제안한 훙하이와 3000억엔을 제시한 일본 정부계 펀드인 산업혁신기구(INCJ) 중 훙하이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매각을 추진 중이다. 샤프는 24~25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인수자를 결정한다.

삼성전자 변수가 불거진 부분은 10세대(2880×3130㎜) LCD를 생산하는 사카이디스플레이(SDP)다. SDP는 2013년 분사돼 훙하이에 37.6%의 지분이 넘어갔다. 삼성은 SDP의 샤프 측 지분 37.6% 인수를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8세대 공장이 최대인 삼성이 SDP를 인수하면 10.5세대 투자를 시작한 중국 BOE 등과 효율적으로 경쟁할 수 있다.

닛케이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이 직접 나서 여러 차례 인수를 제의했다.

이 부회장은 작년 10월 샤프 대주주인 일본 대형 금융사 대표와 만나 “샤프를 지원하고 싶은데 일본 정부 등이 (진심을) 오해해 경계하고 있다”며 “(삼성의) 진의를 전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작년 12월엔 삼성전자가 샤프에 “사카이공장의 경영권 취득을 위해 자산실사를 하고 싶다”고 제의했다.

샤프는 훙하이에 대한 불신 탓에 삼성을 선호하고 있다. 샤프 관계자는 “훙하이가 공동경영 후 실적이 좋아진 ‘SDP 모델’을 내세우지만 알고 보면 샤프가 삼성을 고객으로 확보해 가동률을 높인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SDP는 삼성전자에 60인치 이상 패널을 대규모로 공급하고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