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타벅스에서 판매 중인 스낵김 ‘한입에 쏙 바다칩’(사진)을 생산하고 있는 김 제조업체 오션스헤일로는 최근 미국 스타벅스 본사와도 납품계약을 맺었다. 한국산 김이 “마법 같은 효능을 지닌 슈퍼푸드”(월스트리트저널), “감자칩을 대체할 건강 간식”(폭스뉴스) 등으로 소개되며 관심을 모으자 스타벅스 본사 측이 공급을 요청해 왔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오운열 해양수산부 어촌양식정책관은 “한국산 김의 뛰어난 품질을 글로벌 기업인 스타벅스가 인정한 것”이라며 “제2의 오션스헤일로가 나오도록 김 수출과 관련한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22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김 수출액은 3억454만달러를 기록했다. 2014년 2억7390만달러에 비해 11.1% 증가했다. 2010년 1억달러를 처음 돌파한 뒤 5년 만에 세 배 가까이 성장한 것이다. 해수부 측은 “지난해 전체 수산물 수출이 전년 대비 6.8% 줄어드는 등 어려운 상황에서 김이 수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고 설명했다.

국가별 수출 실적은 미국이 7209만달러로 가장 많았다. 중국(6643만달러)이 2위를 기록했고, 기존 최대 수출국이었던 일본(5118만달러)은 엔저(低) 등의 영향으로 3위로 밀려났다.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해외에서 김은 일본의 식재료라는 인식이 우세했다. 미국 대형마트 등에서도 일본식 명칭인 노리(nori)를 주로 사용했다. 한국산 김이 일본 노리를 제친 것은 2013년부터다.

한국산 김이 인기를 끄는 것은 종류가 다양하고 풍미가 뛰어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양반김을 수출하고 있는 동원F&B의 최우영 상무는 “일본산 김은 한국에서는 주로 김밥용으로 사용되는 두꺼운 김이 대부분인 데 비해 한국산 김은 돌김, 파래김, 재래김 등 종류가 다양하다”고 말했다. 최 상무는 “한국김 특유의 향긋하고 고소한 풍미가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해외 대형마트에서도 ‘노리’라는 표기를 ‘김(gim)’ 또는 ‘코리안 시위드(Korean seaweed)’로 바꾸는 등 한국산 김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판매품을 그대로 수출한 것이 아니라 해외 상황에 맞는 새로운 형태의 제품을 개발한 것도 수출이 늘어난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최대 김 수출 기업인 삼해상사는 해외에서 김이 간식으로 소비되는 점에 착안해 스낵 형태 제품을 개발했다. 삼해상사는 지난해 300억원 규모의 김을 수출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쌀과자에 김을 붙인 ‘비비고 김스낵’을 출시했다. 이주은 CJ제일제당 부장은 “김을 간식으로 먹는 해외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제품에 과자의 식감을 입혔다”며 “2018년까지 1000억원대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 신안의 예맛식품은 공장에 ‘클린룸’을 설치, 미국 대형 유통업체인 코스트코로부터 품질 관리에 대해 인정받았다. 이 회사는 코스트코의 자체상표(PB) 제품인 ‘커클랜드 김’을 납품하며 매년 수출을 늘리고 있다.

강진규/김재후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