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여개 부품 업체 밀집
DAP 등 1인 기업 몰려
박 사장은 “잠자리형 드론은 바람을 타기 때문에 기존 드론에 비해 에너지가 적게 든다”며 “완성도를 높이면 드론처럼 물품 운반과 촬영 등에 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을 구동하려면 기어, 모터, 컨트롤러, 도금 등 수많은 부품과 공정이 필요하다.
1인 기업인 DAP는 어떻게 이 모든 과정을 처리할까. 박 사장은 “그게 바로 문래동의 힘”이라고 말한다. 그는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만 있으면 반경 1㎞ 안에서 모든 공정을 아웃소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모터 기어 등 부품도 차로 10분 이내 거리에 있는 구로중앙유통상가에서 구할 수 있다. 대학에서 기계설계와 전기·전자공학을 공부한 박 사장은 제품을 개발하면서 주말엔 초등학생부터 중학생을 대상으로 로봇원리를 교육한다. 단순히 로봇 원리와 조립 ·작동을 교육시키는게 아니라 간단한 소프트웨어 제작까지 가르친다. 그의 목표는 로봇을 좋아하는 사람이 쉽게 로봇을 만들 수있도록 플랫폼을 만들고 제공하는 것이다.
문래동 1가에 있는 에스에스스포츠(사장 김경원·55)도 1인 기업이다. 이 회사는 ‘베어링 록’ 방식의 등산용 스틱을 제작하는 업체다. 김경원 사장은 “2013년 서울국제발명전시회에서 금상을 받았다”며 “등산 중 힘을 줘도 밀리지 않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원스틱’이라는 브랜드의 이 스틱은 길이를 조절할 때 마디를 돌려 고정하는 게 아니라 원통에 파인 홈에 베어링이 걸리면서 고정한다. 주재료는 두랄루민이다. 국내는 물론 미국 일본 중국 유럽연합(EU)에 특허출원했다. 대학에서 금속재료공학을 전공한 김 사장은 2006년 나홀로 회사를 설립하고 등산용 스틱 개발에 나섰다. 김 사장은 “등산용 스틱은 정밀가공이 필요한 부분이 많은데 인근에 파이프 홈이나 커플링, 쿠션 등을 가공할 수 있는 곳이 많아 이들 공장에서 외주 처리하고 있다”고 했다.
윤정호 문래소공인특화지원센터 부장은 “문래와 신도림에 있는 약 2000개 소기업 중에는 부품·소재 가공에서 절단 열처리 도금 목형가공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업종이 분포돼 있어 1인 제조업이 생겨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인 기업은 몸집이 가벼워 시장 상황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낙훈 중소기업 전문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