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외국인, 2월에만 채권 3.3조 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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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부터 매도 규모 늘려
채권 '큰손' 프랭클린템플턴 등
단기물 팔아치운 게 주요 원인
매도세 지속 땐 '엑소더스' 우려
채권 '큰손' 프랭클린템플턴 등
단기물 팔아치운 게 주요 원인
매도세 지속 땐 '엑소더스' 우려
▶마켓인사이트 2월16일 오후 4시27분
외국인 투자자가 이달 들어 국채 통안채 등 한국 채권을 3조원 넘게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의 채권 투자 포트폴리오 교체 과정에서 생긴 단기적 현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외국인의 한국 채권시장 이탈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16일 금융감독원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 이날까지 한국 채권시장에서 약 3조3000억원의 순유출을 나타냈다. 외국인은 설 연휴를 앞둔 지난 5일 1조5000억원어치의 한국 채권을 팔아치운 데 이어 연휴 직후인 11일(7797억원 순매도)과 12일(4219억원 순매도)에도 대규모 ‘팔자’에 나섰다.
외국인은 작년 11월까지 국내 채권을 사들였다. 하지만 지난해 12월(7840억원 순유출)과 올 1월(4870억원 순유출) 매도 우위로 돌아선 데 이어 이달 들어 매도세가 가속화하고 있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 보유액은 지난달 말의 약 101조원에서 98조원 안팎으로 줄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전문가들은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이 단기물을 중심으로 국내 채권을 팔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 대형 자산운용사 채권운용본부장은 “이달 들어 세계 신흥시장 및 한국 채권시장의 ‘큰손’ 프랭클린템플턴이 신흥국 채권펀드 환매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유동성이 좋은 한국 단기물 채권을 대거 팔면서 외국인 매도세가 커졌다”고 말했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채권전략팀장은 “일부 해외 자산운용사가 한국 채권을 다시 사기 위해 만기가 짧게 남은 채권을 팔고 있는 ‘포트폴리오 교체 차원 매물’도 포함돼 있다”고 분석했다.
앞으로 외국인 매도세는 지속되겠지만 매물 규모는 줄어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박 팀장은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최근의 매도 주체임을 감안할 때 단기적으로 최대 2조~3조원의 외국인 채권 매물이 더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생명보험사 채권운용역은 “한국은 경제적 펀더멘털(기초여건)이 상대적으로 양호하고 기준금리 인하 기대도 살아 있어 외국인 자금이 계속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외국인의 국내 채권시장 ‘엑소더스’가 본격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국내 중소형 자산운용사 채권운용본부장은 “신흥국 위기상황이 심해지면 한국 경제 상황과는 무관하게 외국인의 대규모 채권시장 이탈이 현실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열/이태호 기자 mustafa@hankyung.com
외국인 투자자가 이달 들어 국채 통안채 등 한국 채권을 3조원 넘게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의 채권 투자 포트폴리오 교체 과정에서 생긴 단기적 현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외국인의 한국 채권시장 이탈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16일 금융감독원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 이날까지 한국 채권시장에서 약 3조3000억원의 순유출을 나타냈다. 외국인은 설 연휴를 앞둔 지난 5일 1조5000억원어치의 한국 채권을 팔아치운 데 이어 연휴 직후인 11일(7797억원 순매도)과 12일(4219억원 순매도)에도 대규모 ‘팔자’에 나섰다.
외국인은 작년 11월까지 국내 채권을 사들였다. 하지만 지난해 12월(7840억원 순유출)과 올 1월(4870억원 순유출) 매도 우위로 돌아선 데 이어 이달 들어 매도세가 가속화하고 있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 보유액은 지난달 말의 약 101조원에서 98조원 안팎으로 줄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전문가들은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이 단기물을 중심으로 국내 채권을 팔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 대형 자산운용사 채권운용본부장은 “이달 들어 세계 신흥시장 및 한국 채권시장의 ‘큰손’ 프랭클린템플턴이 신흥국 채권펀드 환매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유동성이 좋은 한국 단기물 채권을 대거 팔면서 외국인 매도세가 커졌다”고 말했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채권전략팀장은 “일부 해외 자산운용사가 한국 채권을 다시 사기 위해 만기가 짧게 남은 채권을 팔고 있는 ‘포트폴리오 교체 차원 매물’도 포함돼 있다”고 분석했다.
앞으로 외국인 매도세는 지속되겠지만 매물 규모는 줄어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박 팀장은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최근의 매도 주체임을 감안할 때 단기적으로 최대 2조~3조원의 외국인 채권 매물이 더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생명보험사 채권운용역은 “한국은 경제적 펀더멘털(기초여건)이 상대적으로 양호하고 기준금리 인하 기대도 살아 있어 외국인 자금이 계속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외국인의 국내 채권시장 ‘엑소더스’가 본격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국내 중소형 자산운용사 채권운용본부장은 “신흥국 위기상황이 심해지면 한국 경제 상황과는 무관하게 외국인의 대규모 채권시장 이탈이 현실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열/이태호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