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닫힌 지갑, 사르르 열었다…불황에 더 빛난 일등 상품들
국내 유통업계와 식품업계엔 잘 나가는 상품들이 많다. 오랜 기간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일등 상품’들이다.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으로 불황 속에서도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런 일등 상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은 오히려 위기 때 빛을 발한다. 까다로운 소비자들이 많은 국내 시장에서 인정받아 세계로 뻗어 나가는 글로벌 상품도 늘고 있다.

꽉 닫힌 지갑, 사르르 열었다…불황에 더 빛난 일등 상품들
자일리톨껌으로 매출을 늘리고 있는 롯데제과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연매출 1150억원을 기록하며 1년 전보다 10% 이상 성장했다. 롯데제과는 2013년부터 제품 효능을 강조하면서 줄어들던 자일리톨 판매량을 늘렸다.

‘얼큰한 라면’의 대명사인 농심 신라면은 장수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1986년 국내 최초 매운맛을 강조한 라면으로 2015년까지 국내에서만 약 250억개가 판매됐다.

대상 청정원의 간편식인 ‘휘슬링 쿡’은 독특한 소리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소리로 요리하는 세계 가정식’으로 유명한 이 제품엔 요리 완성을 휘슬 소리로 알려주는 기능이 있다. 집에서 갓 요리한 듯한 느낌을 살렸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매일유업의 대용량 떠먹는 요거트인 ‘매일바이오’는 연평균 60%씩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엔 1년 전보다 187% 증가했다. 2014년 11월 매일바이오 플레인의 유산균을 L-GG 복합 유산균으로 바꾼 게 주효했다.

국민 우유로 불리는 빙그레 바나나맛우유는 40년 넘게 한국 가공유 시장에서 1위를 지키고 있다. 해외에서도 명성이 높아 중국인 관광객(요우커)의 필수 구입 품목으로 꼽힌다. 빙그레 바나나맛우유는 매일 80만개씩 판매돼 80%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꽉 닫힌 지갑, 사르르 열었다…불황에 더 빛난 일등 상품들
즉석 원두커피 시장에선 동서식품의 카누가 확고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물에 쉽게 녹으면서도 원두의 맛과 향을 그대로 즐길 수 있어 인기다. 찬물에도 잘 녹아 아이스 커피용으로도 잘 어울린다.

오뚜기 분말 즉석카레는 오뚜기 창립 시점인 1969년 이후 47년간 국내 카레시장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카레는 1940년께 한국에 처음 소개됐지만 큰 인기를 얻지 못하다가 오뚜기 카레 출시 후 대중에게 알려졌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국야쿠르트가 내놓은 고급 석류음료인 석류진은 출시 한 달 만에 150만개 이상 팔린 돌풍의 핵으로 꼽힌다.
꽉 닫힌 지갑, 사르르 열었다…불황에 더 빛난 일등 상품들
국내 1위 화장품업체 아모레퍼시픽의 자연주의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는 100만개 이상 팔린 밀리언셀러다. 2005년 서울 명동 1호점에 들어간 뒤 2007년에 100호점을 넘어섰다. 매년 30% 이상 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백화점과 홈쇼핑에선 패션과 가전 제품이 1등 상품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롯데홈쇼핑이 단독으로 판매하는 영국 다이슨 청소기는 2013년 이후 총 390억원어치가 팔렸다. GS샵과 롯데백화점은 패션 브랜드를 베스트 상품으로 키우고 있다. GS샵의 자체 상표(PB)인 ‘쏘울’은 최고 품질의 양모 원단 같은 프리미엄 소재를 사용했다. 롯데백화점은 남성 라이프스타일 매장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프리미엄 패딩 브랜드 에르노를 간판 브랜드로 내세우고 있고 신세계백화점은 에르메스 향수를 독점 유통하고 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