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종금증권, 수익성 3년째 1위 비결…영업 달인 끌어모은 '파격 성과급'
메리츠종금증권은 지점영업 직원의 개인 사무실을 연공서열에 따라 제공하지 않는다. 매년 성과 평가를 통해 직급에 관계없이 대·중·소로 나눠 개인 사무실을 준다. 나머지 직원은 여럿이 함께 쓰는 사무실에 배치한다. 한 영업직 직원은 “부장급 직원이 달랑 책상 하나만 놓고 근무하는데 비해 30대 중반의 차장급 직원은 지점에서 가장 큰 사무실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자기자본 기준 업계 8위인 중형 증권사 메리츠종금증권이 지난해 업계 최상위권의 영업이익(4501억원)을 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철저한 성과주의와 파격적인 승진체계가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다. 실리와 효율, 신속한 의사결정을 강조하는 조직 문화가 고성장을 가능하게 했다는 것이다.

이 회사의 임금체계는 철저한 성과주의에 기반을 두고 있다. 연봉계약직(1044명) 비율이 76.4%로 정규직(23.5%)보다 높다. 연봉계약직은 고정급(평균 월 150만원 수준)은 적고 성과급이 많다. 자신이 늘린 매출의 50%를 가져간다. 인센티브의 지급 한도는 없다. 679명의 영업직원 중 상위 10위 안에 드는 직원이 지난해 올린 매출은 평균 10억원가량. 이들은 성과급으로만 5억원가량씩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연봉의 2~3배 수준인 손익분기점을 넘긴 정규직 직원도 자신이 늘린 매출의 30% 정도를 인센티브로 가져간다.

연공서열 파괴와 높은 보상체계 덕분에 우수한 영업직원들이 몰리고 있다. BS증권에서 이름을 날렸던 정연일 전무를 부산지점으로 스카우트한 것을 비롯해 NH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등에서 뛰어난 실적을 올렸던 직원들을 서울 도곡센터 등 강남권에 배치했다. 다른 회사들이 영업직원을 줄일 때 메리츠종금증권은 2014년 말 321명에서 지난해 말 679명으로 늘렸다. 지난해 영업부문 당기순이익은 315억원으로 전년(34억원)보다 10배 가까이 늘었다.

‘부동산 프로젝트 금융 사업본부’의 성과도 눈에 띈다. 이 사업본부 소속 직원 26명이 지난해 1021억원가량의 영업이익을 냈다. 1인당 39억원 정도를 벌어들인 것이다. 김기형 메리츠종금증권 부사장은 “서류 작업 등에 얽매이지 않는 유연한 조직문화가 높은 수익을 올린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김우섭/이현진 기자 duter@hank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