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3조 팔아치운 외국인, 실적 개선주는 쓸어담아
올 1월 외국인 투자자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원 가까이 순매도했지만 한국항공우주삼성SDS 같은 실적 개선주는 꾸준히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지난해 4분기에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거뒀거나 올해 성장폭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 등 유망종목에만 선별 투자하는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966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 같은 대량 순매도 공세 속에서도 500억원 넘게 순매수한 종목은 한국항공우주 삼성SDS 한국전력 SK이노베이션 한화케미칼 LG생활건강 BGF리테일 등 7개였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 중에선 실적개선세가 두드러지는 업체가 많았다. 지난달 외국인 순매수 1위에 오른 종목은 2126억원어치를 사들인 한국항공우주였다.

성기종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한국항공우주의 올해 수주 목표액은 약 6조5000억원”이라며 “완제기 수출 수주는 작년보다 45% 증가한 1조6000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헬기 등 양산품 수주도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외국인들이 1931억원어치를 순매수한 삼성SDS도 올해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기대에 부합하는 영업이익(1738억원)을 거뒀다”며 “올해 솔루션부문 매출이 40%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인들은 또 지난해 4분기에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경신한 LG생활건강을 668억원어치 사들였다. 1인가구 증가 수혜주로 꼽히는 BGF리테일도 54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실적 개선세가 뚜렷한 종목이 외국인들의 ‘투자 바구니’에 담겼다. 시가총액 1위 종목인 셀트리온의 순매수 금액이 872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카카오(686억원) CJ E&M(371억원) 쇼박스(245억원) 뉴트리바이오텍(208억원) 등의 순이었다.

셀트리온은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임상 논문이 영국의 관절염 전문 학술지 ‘관절염 연구와 치료’에 게재되는 등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 올 들어 주가는 32.66% 뛰었다. 김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이 2014년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청한 램시마 판매허가가 올해 3~4월께 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연구 결과가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