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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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다시 무너졌다. 코스피지수는 기관과 외국인의 동반 매도 공세를 이기지 못하고 1840선으로 주저앉았다. 외국인은 선·현물 시장에서 대규모 매도세를 보였다. 코스닥지수 역시 1% 넘게 빠지며 670선 아래로 내려왔다.

20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4.19포인트(2.34%) 내린 1845.45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가 이 수준에서 장을 마친 것은 지난해 8월25일(종가 1846.63) 이후 5개월여 만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0.23% 빠진 1885.36에 장을 출발, 1880선에서 약세를 이어갔다. 이후 낙폭을 조금씩 확대하다가 중국 등 아시아 증시가 동반 급락세를 보이자 장중 1830.06까지 낙폭을 확대하기도 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국제유가가 계속 하락하면서 중동계 자금 이탈 현상과 신흥국 경기 불안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며 "국제유가가 28달러까지 추락한 상황에서 유가가 반등한다 하더라도 투자심리가 바로 회복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월간 보고서를 통해 하루 100만배럴의 초과공급이 발생, 시장의 수용 능력을 압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밤 국제유가는 공급과잉 우려, 주요국 경기불안 여파로 급락을 거듭하며 배럴당 28달러대로 추락했다. 이는 2003년 9월 이후 최저치다.

이날 유가증권(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은 2312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달 7일부터 이날까지 10거래일 연속 '팔자'세다.

외국인 연속 매도는 지난 6일 한국항공우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로 인한 순매수 전환을 제외하면 지난달 2일부터 이날까지 '사실상' 33거래일째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역대 최장기간 외국인 연속 순매도 기록 역시 33일이었다.

외국인은 이날 선물 시장에서도 9556억원 순매도를 나타냈다. 이에 프로그램 매도 물량도 쏟아졌다. 프로그램을 통해서는 1623억원이 빠져나갔다. 차익 거래가 72억원, 비차익 거래가 1551억원 매도 우위였다.

금융시장에 대한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에서 수급 변화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날 코스피지수 급락은 여러 대외 여건의 영향을 받기는 했지만, 주된 원인은 외국인 선물매도에 의한 수급변동성 확대와 이에 따른 쏠림현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관은 890억원어치 동반 매도세를 보였다. 금융투자가 512억원, 연기금 등이 200억원 매도 우위였다. 그나마 투신권이 673억원 매수 우위로 돌아서면서 전체 순매도 규모가 줄어들었다. 개인은 2983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대부분의 업종이 하락했다. 의약품이 0.50% 오름세를 보인 반면 나머지 업종들은 모두 빠졌다. 의료정밀이 5.19% 하락한 가운데 증권(-4.35%), 철강금속(-3.80%), 종이목재(-3.57%) 등도 크게 내렸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모두 '파란 불'을 켰다. 삼성전자는 2.82% 하락, 113만8000원을 종가로 기록했다.

한국전력 현대차 삼성물산 현대모비스 네이버 삼성생명 LG화학 SK하이닉스 등도 모두 하락했다. 시총상위 15개 종목 중에서는 아모레퍼시픽만 상승했다.

코스닥지수도 1% 넘게 빠지면서 670선 아래로 미끄러졌다. 지수는 전날보다 11.57포인트(1.70%) 내린 669.68로 장을 끝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261억원, 378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 했다. 외국인은 656억원 매수 우위였다.

원·달러 환율은 상승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8.10원(0.67%) 오른 1214.00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이민하 한경닷컴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