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주 나선 스피스…매킬로이 "어림없다"
상승세를 타고 있는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 조던 스피스(미국)와 정상 탈환을 노리는 3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2016년 새해 첫 대결을 벌인다. 무대는 21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의 아부다비GC에서 개막하는 유럽프로골프투어 아부다비HSBC챔피언십(총상금 270만달러)이다. 이 대회는 올해 남자골프계 판도를 전망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더 강해진 스피스

독주 나선 스피스…매킬로이 "어림없다"
권좌에서 물러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뒤를 이을 후보로 꼽히는 스피스와 매킬로이는 작년부터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작년 초만 해도 우즈의 뒤를 이을 선수는 매킬로이가 확실해 보였다. 매킬로이는 2014년 메이저 2승을 포함,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올해의 선수’로 선정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전문가들은 2015년을 세계랭킹 1위로 시작한 매킬로이가 독주를 계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스피스는 작년 4월 마스터스 우승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상승세를 탄 뒤 US오픈 우승을 포함, PGA 투어에서 5승을 올리며 매킬로이를 압도했다. 지난해 8월 처음 세계랭킹 1위에 오른 스피스는 제이슨 데이(호주)에게 잠시 1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지만, 다시 1위를 탈환한 뒤 새해 들어서도 하와이에서 열린 PGA 투어 새해 첫 대회인 현대토너먼트오브챔피언스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독주 체제를 갖췄다.

스피스는 아이언샷과 퍼트에서 작년보다 더 향상된 모습을 보이면서 30언더파 262타의 기록적인 스코어로 또 다른 경쟁자 데이를 포함한 다른 선수들을 압도했다. 전성기의 우즈 같은 모습이었다.

스피스와 데이에게 밀려 세계랭킹 3위가 된 매킬로이는 “마스터스 이전에 세계랭킹 1위를 탈환할 수 있다”며 정상 복귀를 공공연하게 밝혀왔다. 그는 “스피스가 올해도 작년만큼 잘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경쟁자를 자극하기도 했다.

◆“매킬로이가 올해의 선수 될 것”

독주 나선 스피스…매킬로이 "어림없다"
매킬로이의 자신감은 건강에서 나온다. 매킬로이는 작년 7월 축구를 하다가 발목 인대를 다쳐 메이저대회 디오픈을 놓친 뒤 스피스에게 밀렸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DP월드투어챔피언십 제패로 2년 연속 유럽 투어 상금왕에 오르며 건재를 과시했다.

전문가들은 발목 부상에서 회복한 뒤 지난달 시력 교정수술까지 받은 매킬로이가 올해 왕좌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골프채널 주요 필진 4명 가운데 3명이 매킬로이가 2016년 PGA 투어 ‘올해의 선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피스와 경쟁에서 밀린 것은 일시적인 부상 때문이지 기량 때문이 아니라는 분석에서다. 상대적으로 퍼트가 약점이었던 매킬로이는 밝아진 눈에 기대를 걸고 있다. 매킬로이는 “수술을 한 뒤 퍼트라인이 더 잘 보인다”고 말했다.

스피스, 매킬로이와 함께 또 한 명의 영건 리키 파울러(미국)도 이번 대회에 출전한다. 파울러는 지난해 5대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거품 논란’에 마침표를 찍었다. 올해 샷을 더욱 가다듬은 파울러는 세계랭킹 6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유럽투어 BMW PGA챔피언십 우승과 함께 신인왕까지 차지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안병훈(25·CJ)도 이 대회에 나선다. 작년 12월 유럽투어 네드뱅크챔피언십에서 8위에 오르고 골프대항전 유라시아컵에도 아시아팀의 일원으로 출전한 안병훈은 쾌조의 샷 감각을 유지하면서 올해도 돌풍을 이어갈 태세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