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증권은 19일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가 풀리면서 국제 유가의 하락 압력이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밤사이 뉴욕상업거래소(NYMEX)는 마틴 루터 킹 목사 기념일로 휴장한 가운데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자거래에서 전날보다 48센트(1.63%) 떨어진 배럴당 28.9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03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3월 인도분 브렌트유 역시 27센트(0.93%) 내린 배럴당 28.67달러 선에서 움직였다. 브렌트유는 장중 한때 배럴당 27.67달러까지 밀리기도 했다.

강재현 연구원은 "지난 16일 석유수출국기구(OPEC) 이란 대표는 제재가 해제되면 즉시 일일 원유 생산량을 50만 배럴 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며 "이란의 일일 생산량은 2013년 이후로 250만~300만 배럴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OPEC 이란 대표에 따르면 이란의 원유 생산량은 1년 내 최대 일일 400만 배럴까지 늘어날 것"이라며 "이는 2012년 서방 제재 이전 생산량으로 돌아가 원유 시장 내 점유율을 회복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원유 생산이 줄어들 기미가 없는 가운데, 이란의 원유 증산 속도에 따라 국제 유가 하락 압력은 가중될 것이라고 강 연구원은 판단했다.

국제 유가 하락은 원자재를 수출하는 신흥국 위험을 부각시켜 전날 아시아 신흥국 증시는 대체로 하락했다. 베트남, 필리핀, 인도, 말레이시아 증시는 각각 3.1%, 1.8%, 0.9%. 0.5% 떨어졌다.

강 연구원은 "유가 하락세가 지속되면 신흥국에 대한 투자 심리는 더 악화될 수 있다"며 "한동안 위험 자산 매력도는 낮아지고, 안전 자산에 대한 우호적인 투자 심리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