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 혁신 등 위기대책 주문
조 사장은 최근 사내방송과 인트라넷을 통해 쇠재두루미의 생존 방법을 소개하며 위기 극복을 주문하고 있다. 쇠재두루미는 해발 8000m의 히말라야 산맥을 넘나드는 철새다. 몽골 초원에서 지내다 겨울이 오면 생존하기 위해 히말라야 산맥을 넘어 따뜻한 인도로 날아간다. 잘 준비하지 못하면 히말라야를 넘는 과정에서 죽기도 한다.
조 사장은 “쇠재두루미는 히말라야를 넘기 위해 체질을 바꾸고 죽음을 각오하고 도전한다”며 “회사도 쇠재두루미처럼 노력해야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SDI가 쇠재두루미를 통해 찾은 위기극복 방안은 체질 변화, 공동체 시스템, 확고한 의지 등 세 가지다.
쇠재두루미는 겨울이 되기 전에 새로운 호흡법을 배운다. 공기 주머니를 두 개로 나눠 가늘고 길게 천천히 마시고 내쉬는 방식으로 들숨을 조절한다. 해발 8000m 높이의 찬 공기를 한꺼번에 마시면 심장마비로 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SDI는 이 점을 본받아 환경 변화에 맞게 사업 구조와 체질을 바꾸는 혁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쇠재두루미는 몽골에서 인도까지 가는 긴 여정에서 살아남기 위해 떼를 지어 날아간다. 공동체 비행을 하면 혼자 날 때보다 더 멀리 날 수 있다. 이런 공동체 시스템을 본받아 함께 목표를 공유하며 뜻을 모으자는 게 삼성SDI 측의 생각이다. 쇠재두루미가 실패하면 죽는다는 각오로 도전하는 것도 본받을 만한 점이라고 삼성SDI는 밝혔다.
삼성SDI는 작년 4분기에 49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주력 사업인 2차 소형전지 사업이 스마트폰 시장 둔화 등의 영향으로 수익이 줄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