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회사들이 서울 강남지역 재건축 아파트에 특화된 설계나 설비, 옵션(선택사항)을 적용하고 있다. 아파트값이 가장 비싼 강남에서 좋은 평판을 얻어야 브랜드 파워가 높아지는 까닭이다. 거주자들의 만족도가 높아 입소문이 나면 앞으로 재건축 대상 아파트 공사 수주에도 도움이 된다는 게 건설사들의 얘기다.

최근 서초구에서 분양되고 있는 단지들이 대표적이다. 이곳에선 분양가격이 3.3㎡당 4000만원을 웃돈다. 전용 84㎡ 기준으로는 분양가가 15억원을 넘나들고 있다. 고가에 분양하는 데다 신흥부촌으로 거듭난 만큼 건설사마다 단지에 특별한 조건을 내걸고 있다. 최고급 마감재를 사용할 뿐만 아니라 사생활 보호, 보안, 에너지 절약, 쾌적한 주거 여건 등을 위해 첨단기술을 총동원한다.

GS건설은 잠원동 ‘신반포자이’(607가구)에서 다양한 첫 시도를 한다. 서초구 반포한양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이 단지는 외관에 메탈릭 페인트와 알루미늄 패널을 적용한다. 화려한 느낌을 주기 위해서다. 단지 입구에 마련하는 유치원·학원차량 대기공간인 ‘맘스스테이션’에는 냉난방 설비를 들인다. 냉난방 시설까지 설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GS건설이 서울 잠원동 ‘신반포자이’ 아파트에 도입할 음식물 쓰레기 이송 설비.
GS건설이 서울 잠원동 ‘신반포자이’ 아파트에 도입할 음식물 쓰레기 이송 설비.
음식물 쓰레기를 편리하고 위생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음식물 쓰레기 이송 설비’를 두 개 층에 하나꼴로 뒀다. 카드를 대면 비닐째 쓰레기를 버려도 알아서 분리되는 시스템이다. 스마트폰에 별도의 앱(응용프로그램)을 깔면 단지 내의 화재, 가스, 방범 등 비상상황을 문자로 보내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대우건설도 반포동 삼호가든4차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반포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751가구)의 마감재와 설비 커뮤니티시설 등을 차별화했다. 주방에는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은 수입 주방가구(노빌리아)를 적용했다. 무량판 구조를 적용해 입주민의 취향에 맞는 공간 계획이 가능하도록 가변성을 높였다. 욕실 배관을 가구 내부에 매립해 층간소음을 줄일 수 있는 층상배관 시스템을 적용했다. 욕실 층간소음을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단지 내에 16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독립형 어린이집을 짓는다.

현대산업개발과 삼성물산은 반포동 서초 한양아파트를 재건축한 ‘반포 래미안 아이파크’(829가구)에 위생적이고 친환경적인 음식물 쓰레기 처리 시스템을 도입했다. 싱크대에 설치된 투입구에 음식물 쓰레기를 넣으면 자동으로 수거된다. 전용 84㎡ 이상 평면에는 보조주방에 입식세탁볼과 비데 일체형 양변기를 설치한다. 커뮤니티시설에는 대형 세탁물을 세탁할 수 있는 코인세탁실을 운영한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