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인기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는 ‘스테디셀러’를 내놓는 기업들의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크라운제과, CJ E&M, 농심, 엔씨소프트 등이다.
크라운제과는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2.15% 오른 61만8000원에 마감했다. 1970년대에 ‘죠리퐁(1972)’ ‘맛동산(1975)’ 등을 내놓은 크라운제과는 ‘허니버터칩’이 새로운 인기 제품으로 자리 잡을 조짐이 보이면서 주가가 치솟고 있다. 이날 기준으로 최근 한 달 새 36.87% 올랐다.

허니버터칩은 2014년 8월 등장해 품귀현상까지 빚을 만큼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인기가 꺾일 것이라는 우려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가가 내리막길을 타다 최근 반등에 성공했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허니버터칩은 출시된 지 17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판매대에서 찾기 어려울 정도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며 “올 1분기에 생산설비 증설로 허니버터칩의 월매출이 65억원에서 130억원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CJ E&M도 케이블 채널인 tvN에서 방영하는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끌자 주가가 최근 1년 새 102% 올랐다. ‘응답하라’ 시리즈의 최신작 ‘응답하라 1988’은 방송 자체 최고시청률 기록을 잇따라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 1일 시작한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시리즈 신작도 열풍을 예고하고 있다.

다른 시리즈인 ‘삼시세끼’ ‘슈퍼스타K’ 등도 고정팬들이 많다. 슈퍼스타K는 2009년부터, 응답하라 시리즈는 2012년부터 시즌제로 방영되며 장수 프로그램으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엔씨소프트도 스테디셀러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최근 1년 새 주가가 14.73% 올랐다. 이 회사는 1998년 출시한 PC온라인게임 원조 ‘리니지’를 통해 지난해까지 2조6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9일 리니지 출시 17주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리니지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리니지:레드 나이츠’ ‘프로젝트 L(가칭)’ 등 모바일게임 2종을 올해 선보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라면업계 스테디셀러인 ‘신라면’ ‘짜파게티’ ‘너구리’ 등을 생산하고 있는 농심은 작년에 내놓은 ‘짜왕’과 ‘맛짬뽕’이 인기몰이를 하며 주가가 급등했다. 지난해 4월21일 출시된 짜왕은 같은 해 11월 누적 매출이 900억원에 육박했다. 맛짬뽕은 작년 출시된 지 한 달 만에 1000만개가 팔렸다. 농심 주가는 짜왕 출시일 이후 이날까지 84.64% 올랐다.

오뚜기 주가도 판매 두 달 만에 2000만개가 팔린 ‘진짬뽕’ 인기가 반영됐다. 진짬뽕 출시일(2015년 10월21일) 이후 이날까지 19.68% 뛰었다. 송치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출시 초기 반짝인기를 끌다가도 금세 소비자들로부터 잊혀가는 제품들이 많다”며 “최근 나온 라면 신제품들은 맛을 고급화·차별화하는 데 성공해 향후 꾸준히 팔려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