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6’에 참석한 구 부회장은 GM 포드 등 자동차회사 부스를 방문해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백상엽 (주)LG 시너지팀장(사장), 이우종 LG전자 VC(자동차부품) 사업본부장(사장) 등 그룹 내에서 신사업을 담당하는 임원들도 함께해 LG그룹이 자동차 부품 사업에 쏟는 관심을 나타냈다.
구 부회장은 이날 오전에 잠깐 LG전자 부스를 방문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등 신제품을 둘러봤다. 이후 거래처들과 미팅을 한 뒤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의 기조연설장을 찾았다. 오후에도 전자업체가 모여 있는 곳은 들르지 않았다. 대신 현대자동차, 벤츠, 델파이 등 완성차와 전장부품 업체들이 모여 있는 전시관을 찾아 둘러봤다. 포드 등 주요 자동차 업체들의 최고경영진과 미팅도 했다.
구 부회장은 자동차 부품 사업에 대해 자신감을 나타냈다. 바라 CEO의 기조연설장에는 LG가 구동모터 등 핵심 부품 11종을 공급한 전기차 ‘쉐보레 볼트 EV’가 등장했다. 구 부회장은 볼트 EV를 보며 기자들에게 “보닛을 열어 우리 부품을 보여주고 싶은데 열어주질 않는다”고 말했다.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얘기로 들렸다.
‘다른 전자업체들이 잇따라 전기자동차 부품 사업에 진출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잠시 망설이더니 근처의 슬롯머신을 가리키며 “저런 것도 열 번 하면 아홉 번은 돈을 잃는다”고 답했다. 경쟁이 치열해지더라도 사업을 강하게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LG는 지난해 구 부회장을 그룹 신사업 총괄인 (주)LG 신성장사업추진단장에 임명했다. LG는 지난 5일 폭스바겐과 미래형 사물인터넷(IoT) 전기차를 공동 개발한다고 발표하는 등 자동차 부품 사업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바라 CEO는 이날 볼트 EV의 양산형 모델을 처음 공개했다. 그는 “볼트 EV는 카셰어링, 내비게이션, 게임 콘텐츠 등 고객에게 최적화된 미래의 기술을 제공하는 혁신적인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올해 말 본격적으로 양산에 들어가는 볼트 EV는 한 번 충전으로 321㎞ 이상을 주행하며, 미국에서 정부 보조금을 받으면 3만달러 이하로 살 수 있다.
라스베이거스=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