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대표가 3일 탈당을 선언한 뒤 국회 정론관 앞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한길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대표가 3일 탈당을 선언한 뒤 국회 정론관 앞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김한길 전 공동대표의 탈당으로 새해 벽두부터 더불어민주당의 분당 사태가 가속화하고 있다.

문재인 대표를 비롯한 더민주 주류는 김 전 대표의 탈당이 예견된 상황이었다며 의미 축소를 했다. 하지만 김 전 대표의 탈당은 더민주에 미치는 파급력이 여느 의원과 다르다. 그가 가진 무게감 때문이다. 그는 2014년 3월 안철수 무소속 의원과 더민주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을 공동 창당했다. 공동 창업주가 모두 떠난 것이어서 더민주는 상당한 내상을 입게 됐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국회에서 연 탈당 기자회견에서 “(새정치연합의) 공동 창업자로 불리는 내가 오죽하면 떠나겠느냐”고 말했다.

김한길, 안철수 처럼 일요일 11시 탈당…탄력붙은 안철수 신당
지금까지 호남 의원들 위주로 탈당이 이뤄지다가 수도권으로 탈당 바람이 북상했다는 점에서도 더민주로선 상당한 타격을 받게 됐다. 비주류 수장격인 김 전 대표는 10여명의 계보를 거느리고 있다. 탈당한 문병호 최재천 의원과 이종걸 원내대표, 주승용 전 최고위원, 김관영 노웅래 민병두 변재일 안민석 이상민 정성호 의원 등이다. 이들 가운데 탈당하지 않은 상당수 의원이 김 전 대표를 따라갈 가능성이 크다.

김 전 대표는 2007년 2월 대선을 앞두고 동료 의원 22명과 함께 열린우리당을 탈당해 정계 개편을 시도한 바 있다.

김 전 대표는 야권의 신당 창당 세력을 안 의원을 중심으로 하나로 묶어내는 통합신당 창당의 산파 역할을 할 것으로 정치권은 보고 있다. 이럴 경우 안철수 신당은 이달 중 원내교섭단체 구성도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 전 대표가 합류한다면 안철수 신당은 탄력을 받으면서 총선 판도를 흔들 것으로 보인다. 새해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안철수 신당 지지율이 더민주를 따돌리고 2위에 오르거나 오차 범위 내에서 더민주를 추격하고 있다.

김 전 대표에 이어 박지원 의원과 권노갑 상임고문의 동교동계, 정대철 상임고문의 옛 민주계 등도 연쇄탈당 행렬에 나설 예정이어서 더민주의 세력은 급속도로 약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