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가폰 전쟁 더 뜨거워진다
새해에도 중저가 스마트폰의 인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작년 SK텔레콤이 선보인 루나에 이어 KT의 갤럭시J7, LG유플러스의 Y6 등 인기 제품이 계속 나오고 있다. 중저가폰 인기가 높아지자 통신사들은 중저가폰 전략 제품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른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뛰어난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갈수록 늘고 있다”고 말했다.

◆초저가폰 Y6, 보름 만에 1만대

LG유플러스는 중국 화웨이의 초저가 스마트폰 Y6 판매량이 1만대를 넘어섰다고 3일 발표했다. 지난달 중순 출시한 지 보름 만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가격 대비 성능이 좋다는 평가 덕택에 판매량이 늘고 있다”며 “연말연시 선물로 많이 사는 것 같다”고 말했다.

Y6 출고가는 15만4000원이다. 월 2만9900원짜리 요금제(뉴 음성무한 29.9)에 가입하면 공시지원금 13만4000원을 준다. 휴대폰 대리점 등에서 추가로 주는 보조금(공시지원금의 15%) 2만원까지 받으면 사실상 ‘공짜’로 제품을 얻을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전체 가입자 가운데 2만원대 요금제를 선택한 비중이 절반 정도”라며 “기존 고가 요금제에 부담을 느낀 가입자들이 많이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본격적인 중저가폰 돌풍을 몰고 온 제품은 루나다. 작년 9월 SK텔레콤과 중소기업 TG앤컴퍼니가 함께 내놓은 이 제품은 작년 말까지 누적 판매량 15만대를 넘어섰다. SK텔레콤 전용 중저가폰 가운데 가장 빠른 판매 기록이다. 루나 출고가는 44만9900원이다. 하지만 성능은 고급형 스마트폰 못지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T가 단독으로 선보인 삼성전자 갤럭시J7도 인기다. KT는 출고가 36만9600원짜리 이 제품에 최대 지원금(33만원)을 실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10~30대 젊은 가입자들이 주로 찾는 루나는 통신사 전용 단말기의 성공 사례”라며 “실속형 제품이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CES에서도 보급형 제품 전시

불과 1년여 전만 해도 국내 소비자들은 중저가폰에 별 관심이 없었다. 작년부터 상황이 변했다. 2014년 10월 휴대폰 지원금을 최대 33만원으로 정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시행되면서 고급형 스마트폰 구매 비용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작년 1~11월 국내 중저가폰 판매 비중은 33.3%로 전년(21.5%) 대비 10%포인트 이상 확대됐다.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도 중저가폰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6~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6’에서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중저가 신제품을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중저가폰이 인기를 끌 것이란 전망에 따른 것이다.

LG전자가 새로운 보급형 스마트폰 시리즈를 처음으로 공개할 계획이다. 작년 CES에서는 고급형 곡선형 스마트폰 G플렉스2를 선보였다. 중국 화웨이도 보급형 제품 아너5X를 전시할 예정이다. 메탈(금속) 소재를 적용한 이 제품 가격은 160~220달러(약 18만8000~25만9000원)다. LG전자와 화웨이는 모두 미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 제품으로 중저가폰을 택한 것이다.

전설리/안정락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