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티볼리
쌍용차 티볼리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선 양극화 현상이 큰 특징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현대·기아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높은 연료효율과 중형차를 넘어서는 편의 사양으로 무장한 콤팩트카(준중형차)를 내놓으며 실속 고객 잡기에 성공했다. 수입차 시장에선 가격이 수억원을 넘어서는 슈퍼카들이 무섭게 질주했다. 뛰어난 주행 성능과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부유층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완성차 시장에 부는 콤팩트카 바람

쌍용차는 지난 1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볼리를 출시하며 자동차 시장에 콤팩트카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티볼리는 유럽형 디자인과 탁월한 주행성능을 시장에서 인정받으면서 빠르게 팔려 나갔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티볼리의 누적 내수 판매량은 3만4885대다. 같은 기간 쌍용차 내수 판매량의 44%에 달하는 수치다.

현대·기아차도 올해 들어 투싼, 아반떼, 스포티지 등의 완전변경 모델을 줄줄이 내놓으며 국내 콤팩트카 시장을 키웠다. 신형 투싼은 지난 3월 출시된 뒤 3만8342대가 팔렸다. 현대차 관계자는 “투싼에 긴급 상황용 자동 브레이크 기능을 적용해 안전도를 높이고, 충분한 탑승 공간을 확보해 가족용 차량을 원하는 소비자를 공략한 것이 성공을 거뒀다”며 “오토 스톱 기능 등을 넣어 기존모델보다 연료 효율을 높인 것도 판매 호조의 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 9월 신형 아반떼와 신형 스포티지를 국내 시장에 선보였다. 출시 두 달 만에 아반떼는 1만8298대, 스포티지는 1만890대가 판매됐다. 신형 아반떼의 돌풍 배경에는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힌 전략이 있었다. 가솔린 1.6 모델은 6개 트림을 갖췄으며 디젤 1.6 모델은 4개 트림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형 아반떼는 주행 성능은 물론 고객 편의 사양을 대거 확대해 차급 이상의 만족감을 주는 모델”이라며 “아반떼를 찾는 소비자가 많아 지난달 국내 완성차업계 차종별 판매 1위 자리에도 올랐다”고 말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신형 스포티지는 미래에서 온 디자인”이라며 “감각적이고 독창적인 디자인이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마세라티 기블리
마세라티 기블리
급격히 팽창하는 슈퍼카 시장

마세라티 페라리 등 이탈리아 명차들이 이끌고 있는 슈퍼카 시장은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지난해 엔트리(최하위) 모델인 기블리를 시장에 선보이며 전년보다 6배 이상 성장한 마세라티는 올해에도 판매가 늘고 있다. 마세라티의 연도별 판매량은 2013년 115대에서 지난해 726대로 6배 이상 급증했다. 올해 들어 9월까지 판매량은 790대로 이미 지난해 실적을 넘어섰다.

페라리 역시 판매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9월까지 페라리의 판매량은 78대로 지난해(52대)보다 50%가량 늘었다. 페라리는 지난 7월 3억원 중반대의 488GTB를, 지난 17일에는 페라리 역사상 가장 강력한 오픈카인 488 스파이더를 선보이며 적극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영화 007 주인공인 제임스 본드의 차로 유명한 영국 슈퍼카 애스턴 마틴의 최근 판매량도 크게 늘었다. 2013년 1대에 불과하던 애스턴 마틴의 국내 판매량은 지난해 5대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는 36대나 팔렸다. 올해 초 기흥모터스가 애스턴 마틴을 수입 판매하면서 서비스망을 재정비한 덕분에 판매량이 훌쩍 늘었다. 주력 차종인 DB 9(2억5900만원)와 뱅퀴시(3억7900만원), 4도어 쿠페 라피드 S(2억7900만원) 등이 고르게 판매되고 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