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터넷 포털 업체인 야후의 머리사 마이어 최고경영자(CEO)가 실적 부진과 임원의 무더기 퇴사로 위기에 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몇 달간 야후의 임원 수십 명은 회사를 떠났다.

마이어 CEO는 올해 8월 고위 임원들에게 최소 3년간 회사를 떠나지 않겠다는 서약을 하도록 요구했지만 많은 임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WSJ은 "마이어 CEO가 회사 실적을 회복하는데 수년간 걸릴 것이라고 꾸준히 강조했지만 내부 직원들은 인내심을 잃어버렸다"고 전했다.

마이어 CEO는 2012년 취임한 후 구글과 페이스북에 밀리는 야후의 포털과 광고 사업에 활기를 불어 넣으려고 했지만 아직 성적은 신통치 않은 편이다.

지난달 발표된 3분기 야후의 순익은 7천6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7억 달러에 비해 크게 줄었다.

작년 순익에는 알리바바 지분 매각으로 벌어들인 63억 달러가 포함된 점을 고려해도 실적 부진은 눈에 띈다.

주당순이익(EPS)은 15센트로 시장의 예상치 17센트를 밑돌았다.

마이어 체제 아래 야후는 모바일 소프트웨어, 온라인 비디오 및 검색 사업 등을 하고 있지만 별다른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실적 부진이 이어지자 마이어 CEO는 대규모 사업 재편 계획을 세우기로 하고 맥킨지와 컨설팅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마이어 CEO는 지난 1월 알리바바에 대한 분사 계획을 추진하는 것을 최우선 순위로 둔다고 밝혔지만 순탄하지만은 않다.

분사 추진 과정에서 행동주의 투자자인 '스타보드밸류'와의 갈등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스타보드밸류는 지난주 야후에 알리바바의 분사 추진을 중단하고 대신 핵심 사업의 인수자를 찾으라고 요구했다.

분사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세금 문제를 고려한 요구였다.

야후는 보유하던 알리바바 그룹 주식 3억 8천400만 주(지분 15.4%)와 '야후 스몰 비즈니스' 사업부를 분사해 아바코 홀딩스(Aabaco Holdings)로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

분사 완료 후 야후에는 포털과 광고 등 '본업'과 야후 재팬 지분 35.5% 등이 남는다.

WSJ은 "사업 방향의 제시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점은 물론 투자자와 광고주들의 마음도 사로잡지 못하는 것도 마이어 CEO의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kong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