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명의 목숨을 앗아간 파리 테러 참사의 `주범`으로 알려진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수도 격인 시리아 락까에 대해 프랑스가 15일(현지시간) 대규모 공습을 한 것을 계기로 프랑스의 군사적 응징 능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프랑스는 IS에 대한 강력한 응징을 천명한 직후 시리아 락까에 대규모 공습을 단행한 데 이어 걸프 해역에 파견키로 한 핵 항공모함 샤를 드골 전단을 통해 응징 화력을 증강하는 양상이다.



지금까지 외신 등을 종합해보면 프랑스는 지상군 파병보다는 IS 근거지나 연계 세력 표적 등에 대한 빈번한 공습 등 항공전력을 이용한 작전 강도가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당분간 우세하다.



이는 IS의 주 활동지가 시리아와 이라크로 미국도 지상군 전투 부대를 배치하지 않은 마당에 프랑스가 응징을 구실로 위험성이 큰 지상군 배치를 섣불리 추진할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또 시간이 흐르면서 이번 사태에 대한 프랑스의 정치적 해법도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어 본격적인 응징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UAE와 요르단 배치 전투기 12대 동원



프랑스는 이번 공습에서 요르단과 아랍에미리트(UAE)에 배치한 라팔과 미라주 2000 전투기 10대 등 모두 12대를 동원했다.



공습에서 프랑스 전투기들은 `개량형 스마트 폭탄`인 합동직격탄(JDAM) 등 20발을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



IS 사령부와 신병 모집소, 무기 창고 등을 타격 목표로 했다.



이에 따라 프랑스는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IS를 상대로 공습하는 첫 유럽국가가 됐다.



프랑스가 시리아까지 공습 영역을 확대한 것은 지난 9월부터다.



이라크와 시리아 공습을 위해 프랑스는 UAE에 6대의 라팔 전투기를, 요르단에 6대의 미라주 2000 전투기를 각각 배치해놓았다.



지난 1년 동안 이라크 공증 임무에 출격한 횟수는 모두 1천300차례로, 이 가운데 271차례는 공습 임무였다. 공습을 통해 450개 이상의 표적을 파괴한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시리아에서의 공중 임무는 초기에는 정찰과 표적 파악 임무 등에 집중됐으나, 이번 참사 이후 락까 응징작전을 계기로 본격적인 공습작전을 할 것이라는 게 군사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핵 항모 샤를 드골 항모 전단 급파…공습 확대 예상



특히 프랑스가 샤를 드골 항모 전단을 걸프 해역에 곧 파견함에 따라 공습을 확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프랑스의 첫 핵 항모로 지난 2001년 5월 실전 배치된 샤를 드골 호는 만재 배수량 4만 2천t으로 유럽 국가 가운데 가장 큰 핵 항모로 전력도 상당하다.



라팔 M, 슈페르 에탕다르 등 전투기와 미국제 E-2 호크 아이 조기경보기 등 40여 대의 항공기를 탑재한다.



설계와 건조 과정에서 여러 문제에도 샤를 드골 호는 사출장치를 장착해 함재기 운용 효율성을 높이고, 호크아이와 2천개의 목표를 동시 추적할 수 있는 최신 전투정보체계를 구비해 능력을 크게 개선했다.



취역후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지원작전에 참가한 이후 지중해 등에서 여러 작전을 벌였다. 지난 2011년 리비아 내전 당시 리비아 정부군에 대한 다국적군의 공격에서도 큰 역할을 했다.



특히 IS 격퇴전 과정에서 이 항모도 톡톡히 존재감을 발휘했다. 지난 1월 파리에서 발생해 17명의 사망자를 낸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에 대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 직후 걸프 해역에 파견돼 IS 등 이슬람 과격조직들에 대해 공습작전을 했다.



이후 4월에 프랑스로 귀항하고 나서 정비와 승조원 휴식 등을 거친 이 전단은 다시 현지에 파견돼 IS에 대한 본격적인 응징작전을 벌일 예정이다.



지난 2007년 이후 처음으로 걸프만에 미 해군 항모가 한 척도 없는 상황에 배치되는 샤를 드골 항모전단은 IS에 대한 서구권의 결의를 보여주는 데 일조할 것으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내다봤다.



◇ 아프리카에 1만여 명 파견, 배치



서유럽 국가들 가운데 최고 수준인 프랑스의 군사력은 아프리카에서 잘 나타난다.



현재 아프리카에 파견, 배치된 프랑스군은 말리, 모리타니, 부르키나파소, 니제르, 차드, 지부티,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등 주로 옛 식민지를 중심으로 최고 1만여 명 수준에 이른다.



미국의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이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병력이 사하라와 사헬 지역에서 준동하는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격퇴를 목표로 하는 바르칸`(Barkane) 작전에 투입된 3천500여 명 규모의 병력이다.



지난 2013년 북부 말리에서 알카에다와 연계한 무장세력 축출 직후 본격화한 이 작전을 위해 프랑스는 특수부대를 포함한 지상군 병력 외에도 무인기, 라팔. 미라주 전투기, 장갑차 등을 동원했다.



프랑스는 또 지난 2011년 무하마드 카다피 정권에 반기를 든 리비아 사태에서는 유엔 결의안에 따라 리비아 정부군을 상대로 비행금지 구역 순찰과 타격에 나서기도 했다. 아프리카에 배치된 프랑스군의 최대 기지는 지부티다.



지부티에는 외인부대를 포함해 1천500여 명이 상시 주둔하고 있으며, 이곳을 근거지로 프랑스는 소말리아, 콩고공화국, 아이보리 코스트 등에 대한 작전을 전개한다.



◇ IS에 대한 응징작전도 제한적 전망 우세



시리아와 이라크에 포진한 IS에 대한 프랑스의 단독 또는 미국 등 연합군과의 연계를 통한 군사적 응징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지만,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프랑스의 대테러 전문가인 마티유 기데르 툴루즈대 교수는 "응징하겠다는 정치적인 선택은 이뤄졌지만, 자원이 유한한 현실을 고려하면 제한적인 수단을 통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WSJ는 바르칸 작전 지역이 프랑스의 핵 프로그램에 필수적인 우라늄 광산이 산재된 전략적 중요성을 지닌 곳이기 때문에 이곳을 경비하는 지상군 병력을 시리아나 이라크로 재배치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프랑스는 당분간은 지상군 병력보다는 공습 위주의 응징에 주력할 것이지만, 프랑스 정치 상황에 따라 가변적인 요소도 생겨날 것이라는 예측도 만만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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