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반도핑기구(WADA) 산하의 독립위원회가 9일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에 러시아 육상선수들의 모든 국제경기 출전 잠정 금지 조치를 권고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WADA 독립위원회는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350페이지 분량의 반도핑 조사 관련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러시아에서 광범위한 반도핑 규정 위반이 발생했다며 이같이 권고했다. 위원회는 2012년 런던 올림픽 육상 800m 챔피언인 마리야 사비노바를 비롯한 5명의 러시아 육상선수들에게 영구 출전금지 명령을 내릴 것을 주문했다. 위원회는 러시아반도핑기구에 대한 허가 취소도 권고했다.

위원회는 지난 11개월 동안 조사한 결과 러시아가 국가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반도핑 규정을 위반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위원회는 러시아 체육부는 물론 러시아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까지 도핑 판정에 간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보고서 내용에 강하게 반발했다. 비탈리 무트코 러시아 체육부장관은 “WADA 위원회가 러시아에 출전금지 결정을 내릴 권한이 없다”고 지적했다. 바딤 젤리체녹 러시아육상경기연맹(ARAF) 회장도 “WADA 독립위원회가 러시아 육상선수들의 도핑 남용 의혹을 조사하면서 한 번도 러시아 측과 논의한 바 없다”면서 “ARAF는 우리 선수들에게 도핑 약물이 광범위하게 제공됐음을 증명하는 어떤 서류로 받아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