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4일로 예정된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자 선정일이 다가오면서 입찰 참여 기업들의 막판 경쟁이 치열하다. 이번 시내면세점 입찰전에서는 서울의 대표적 도심 관광지인 명동 상권에 추가로 면세점이 들어설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로 꼽힌다.

명동 상권을 후보지로 내세워 도전장을 던진 곳은 신세계그룹이다. 회현동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에 면세점을 조성해 명동과 남대문시장 등 서울 도심이 미국 뉴욕 맨해튼과 일본 긴자에 버금가는 세계적 관광지로 성장하는 데 일조하겠다는 구상이다. 신세계는 앞서 상반기 면세점 입찰 때도 본점(본관)을 후보지로 정했다.

신세계가 면세점 후보지로 본점을 밀고 있는 것은 ‘도심 집적화 논리’에서다.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곳에 면세점이 집중돼 있어야 관광 진흥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세계의 면세점 법인인 신세계디에프의 정준호 부사장은 “지난해 명동과 남대문시장 일대를 둘러본 외국인 관광객 930만명 중 롯데면세점 본점을 찾은 관광객은 180만명으로 전체의 19.3%에 그친다”며 “이를 감안하면 도심 면세 쇼핑의 수요와 잠재력은 아직도 상당히 크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의 명동 방문율은 2010년 66.7%에서 2012년 74.5%, 2014년 77.6% 등으로 매년 높아지고 있다.

신세계는 면세점 특허를 따면 신관과 바로 옆 메사빌딩에 연면적 3만3400㎡(약 1만100평) 규모의 면세점 및 관련시설을 지을 계획이다. 면세점을 중심으로 명동, 남대문, 남산을 잇는 ‘면세관광벨트’를 조성해 도심 관광객 수를 2020년까지 현재의 두 배 수준인 1700만명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면세점 개점 첫해 1조5000억원을 시작으로 5년 특허 기간 동안 총 10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14만명의 고용을 창출한다는 목표다.

‘도심 재생’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것도 관광벨트 조성 작업의 일환이다. 한국은행 앞 분수광장은 로마의 트레비 분수, 남대문은 스페인 산타카테리나 시장처럼 알짜 콘텐츠로 무장한 글로벌 관광 명소로 탈바꿈시킨다는 계획이다. CJ E&M과 함께 ‘한류 복합 문화공간’을 조성하고 한류 확산에도 힘쓸 계획이다. 사회공헌 및 상생 사업에도 5년간 27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사장은 “세상에 없던 새로운 면세점을 통해 면세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준비된 사업자가 면세점 특허를 받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