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친화 행보가 바꾼 증시…주목할 종목은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보유현금 많은 한국전력·현대차·SK하이닉스
주식자산 승계 예상되는 현대중공업·CJ·부영
주식자산 승계 예상되는 현대중공업·CJ·부영
연말 증시에 자사주 매입 ‘열풍’이 불까. 지난달 삼성전자가 11조원이 넘는 자사주 취득·소각을 결정하고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하면서 증권업계에선 이 같은 움직임이 다른 상장사로 퍼져나갈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있는 그룹의 계열사나 현금이 많은 상장사들이 더 적극적으로 주주환원 활동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조언했다.
◆자사주 매입·소각 효과
실적발표 시즌을 맞은 주요 기업들이 잇따라 자사주 매입 같은 주주환원 입장을 발표하면서 주식시장엔 ‘주주친화 기업’의 주가가 상승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자사주 취득은 회사가 자기 자금으로 자기 회사의 주식을 사들이는 것이다. 주가가 실제 기업의 가치보다 많이 떨어졌다고 판단하거나 주가 안정이 필요한 경우 기업은 자사주를 사들인다. 자사주 매입은 회사가 일정 수준 이상의 자금을 확보하고 있으며 주가에도 신경을 쓴다는 신호로 시장은 받아들인다. 시장에서 유통되는 주식 수도 줄어 주가가 상승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주식 가치는 더 올라간다. 기업 가치는 변하지 않지만 주식 수가 줄면서 1주당 가치는 높아지기 때문이다. 소각한 주식 수만큼 기업의 자기자본이 줄어들어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주당 순이익(EPS)도 상승한다. 자사주를 매입하면 주가가 상승하고 주식을 소각하면 주가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효과까지 더해지는 것이다. 장희종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0월에만 자사주를 순매입하고 있는 유가증권 상장사가 20곳을 넘었다”며 “자사주 매입은 기업 입장에서 매년 지급되는 배당보다 더 융통성 있는 주주환원 수단”이라고 말했다.
올해 처음으로 시행되는 기업소득환류세제 정책도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에 힘을 싣고 있다. 정부는 올해부터 3년간 기업소득의 80% 중 배당, 투자, 임금상승분 등을 제외한 금액에 10%의 법인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다만 자사주를 취득해 1개월 내로 소각하면 배당으로 인정해준다.
자사주 매입과 더불어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꼽히는 배당도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전자도 이번 자사주 매입과 별도로 2017년까지 잉여 현금흐름의 30~50%를 배당과 자사주 매입에 쓰기로 했다. 내년부터는 분기별로 배당을 시행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주가 상황이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배당으로 안정적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만큼 과거보다 배당 확대 매력이 더 커졌다는 평가다.
◆승계율 낮고 현금 많은 종목 주목
전문가들은 주주환원 정책 강화와 관련된 수혜주를 미리 ‘찜’하려면 그룹사의 지배구조 측면에서 자산 승계율이 낮거나 잉여현금이 많은 종목을 눈여겨볼 것을 강조한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내년 잉여 현금흐름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은 삼성전자(16조8957억원)와 한국전력(3조3489억원) 현대차(2조6612억원) SK하이닉스(2조1426억원) 기아차(1조9371억원) 등이다. 30대 그룹 중 승계율이 낮은 곳은 현대중공업 SK 부영 CJ 현대 동국제강 미래에셋 등이다.
김영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자사주 매입이 활발해지면서 2010년 이후 호황을 보였다”며 “삼성그룹을 비롯해 주요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편이 본격화된 가운데 주식자산 승계율이 낮거나 잉여현금이 많은 기업에 투자하면 수익을 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경TV 와우넷 전문가인 길상 류태형 파트너도 현금흐름과 더불어 주당순이익이 증가하는지와 순부채가 과거 평균치를 하회하고 순현금이 과거 평균치를 상회하는지 여부를 따져보라고 덧붙였다. 류 파트너는 “배당에 유리한 우선주를 관심에 두는 것도 방법”이라며 “저평가되고 유동성이 좋은 우선주를 선별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우선주는 현대차와 아모레퍼시픽, 보통주는 현대모비스와 만도를 선호했다.
한경TV 와우넷 전문가인 장태웅 파트너는 삼성전자 우선주를 추천했다. 장 대표는 “외국인 지분이 80%에 육박하고 대주주 지분을 제외하면 사실상 유통 주식 수가 적어 주가 상승 속도가 빠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적 개선 여부를 함께 고려할 것도 당부했다. 김상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이익전망치 변화가 마이너스인 기업의 자사주 매입은 효과가 반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자사주 매입 기업 중 이익전망치 변화가 긍정적인 종목은 삼성물산, SK, 삼성화재, 삼성전자 등”이라고 말했다.
한경TV 와우넷 전문가인 한동훈 파트너는 자사주 매입과 더불어 배당 확대로 주주친화 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현대차에 주목했다. 한 파트너는 “현대차는 자사주 매입에 이어 사상 처음으로 중간배당도 했다”며 “현대차뿐 아니라 삼성화재, 한화생명도 주주친화정책을 편 유망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자사주 매입·소각 효과
실적발표 시즌을 맞은 주요 기업들이 잇따라 자사주 매입 같은 주주환원 입장을 발표하면서 주식시장엔 ‘주주친화 기업’의 주가가 상승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자사주 취득은 회사가 자기 자금으로 자기 회사의 주식을 사들이는 것이다. 주가가 실제 기업의 가치보다 많이 떨어졌다고 판단하거나 주가 안정이 필요한 경우 기업은 자사주를 사들인다. 자사주 매입은 회사가 일정 수준 이상의 자금을 확보하고 있으며 주가에도 신경을 쓴다는 신호로 시장은 받아들인다. 시장에서 유통되는 주식 수도 줄어 주가가 상승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주식 가치는 더 올라간다. 기업 가치는 변하지 않지만 주식 수가 줄면서 1주당 가치는 높아지기 때문이다. 소각한 주식 수만큼 기업의 자기자본이 줄어들어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주당 순이익(EPS)도 상승한다. 자사주를 매입하면 주가가 상승하고 주식을 소각하면 주가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효과까지 더해지는 것이다. 장희종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0월에만 자사주를 순매입하고 있는 유가증권 상장사가 20곳을 넘었다”며 “자사주 매입은 기업 입장에서 매년 지급되는 배당보다 더 융통성 있는 주주환원 수단”이라고 말했다.
올해 처음으로 시행되는 기업소득환류세제 정책도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에 힘을 싣고 있다. 정부는 올해부터 3년간 기업소득의 80% 중 배당, 투자, 임금상승분 등을 제외한 금액에 10%의 법인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다만 자사주를 취득해 1개월 내로 소각하면 배당으로 인정해준다.
자사주 매입과 더불어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꼽히는 배당도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전자도 이번 자사주 매입과 별도로 2017년까지 잉여 현금흐름의 30~50%를 배당과 자사주 매입에 쓰기로 했다. 내년부터는 분기별로 배당을 시행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주가 상황이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배당으로 안정적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만큼 과거보다 배당 확대 매력이 더 커졌다는 평가다.
◆승계율 낮고 현금 많은 종목 주목
전문가들은 주주환원 정책 강화와 관련된 수혜주를 미리 ‘찜’하려면 그룹사의 지배구조 측면에서 자산 승계율이 낮거나 잉여현금이 많은 종목을 눈여겨볼 것을 강조한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내년 잉여 현금흐름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은 삼성전자(16조8957억원)와 한국전력(3조3489억원) 현대차(2조6612억원) SK하이닉스(2조1426억원) 기아차(1조9371억원) 등이다. 30대 그룹 중 승계율이 낮은 곳은 현대중공업 SK 부영 CJ 현대 동국제강 미래에셋 등이다.
김영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자사주 매입이 활발해지면서 2010년 이후 호황을 보였다”며 “삼성그룹을 비롯해 주요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편이 본격화된 가운데 주식자산 승계율이 낮거나 잉여현금이 많은 기업에 투자하면 수익을 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경TV 와우넷 전문가인 길상 류태형 파트너도 현금흐름과 더불어 주당순이익이 증가하는지와 순부채가 과거 평균치를 하회하고 순현금이 과거 평균치를 상회하는지 여부를 따져보라고 덧붙였다. 류 파트너는 “배당에 유리한 우선주를 관심에 두는 것도 방법”이라며 “저평가되고 유동성이 좋은 우선주를 선별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우선주는 현대차와 아모레퍼시픽, 보통주는 현대모비스와 만도를 선호했다.
한경TV 와우넷 전문가인 장태웅 파트너는 삼성전자 우선주를 추천했다. 장 대표는 “외국인 지분이 80%에 육박하고 대주주 지분을 제외하면 사실상 유통 주식 수가 적어 주가 상승 속도가 빠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적 개선 여부를 함께 고려할 것도 당부했다. 김상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이익전망치 변화가 마이너스인 기업의 자사주 매입은 효과가 반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자사주 매입 기업 중 이익전망치 변화가 긍정적인 종목은 삼성물산, SK, 삼성화재, 삼성전자 등”이라고 말했다.
한경TV 와우넷 전문가인 한동훈 파트너는 자사주 매입과 더불어 배당 확대로 주주친화 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현대차에 주목했다. 한 파트너는 “현대차는 자사주 매입에 이어 사상 처음으로 중간배당도 했다”며 “현대차뿐 아니라 삼성화재, 한화생명도 주주친화정책을 편 유망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