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울 때 되돌아보는 '희미한 옛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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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 씨 소설 '해질 무렵' 출간
소설가 황석영(사진)이 신작 《해질 무렵》(문학동네)으로 돌아왔다. 《여울물 소리》(자음과모음) 이후 3년 만이다. 그는 평소 “근대와 후기 근대를 세계 속에서 파악하는 것이 죽을 때까지의 소망이며, 이를 ‘철도원 3대’ 이야기로 풀어보고 싶다”고 말했지만 이번에 나온 작품은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이야기와 오늘날의 이야기를 교차 서술한 원고지 560장짜리 경장편이다.
달동네에서 어렵게 자라 건축가로 성공한 박민우는 인생의 해질 무렵인 60대에 이르러 삶을 되돌아본다. 어느 날 강연장에서 강의를 마치고 나서던 그에게 한 젊은 여성이 쪽지를 남기고 사라지면서 소설은 시작된다. 쪽지 속에는 첫사랑 차순아의 전화번호가 적혀 있었다. 어렵사리 전화가 닿았지만 메일로만 안부를 주고받을 수밖에 없어 애를 태운다.
그러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20대 후반의 연극연출가 정우희로 바뀐다. 연극이라는 꿈을 놓지 못한 그는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려간다. 작가는 정우희의 모습으로 젊은 세대의 팍팍한 현실을 냉정하게 묘사한다.
이런 그에게 사랑은 사치 같은 일이지만 삶이 버거운 순간 항상 검은 셔츠를 입고 다니던 남자 김민우가 다가온다. 차순아의 아들 김민우와 짧은 인연을 맺은 정우희는 모자가 연달아 세상을 떠나며 충격을 받는다. 우연히 차순아가 남긴 수기를 본 정우희는 박민우란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해하며 자연스럽게 그와 연결된다.
박민우의 어려웠던 달동네 생활은 정우희의 반지하 방 생활과 묘하게 연결돼 있다. 작가는 이 둘의 삶을 통해 오늘의 삶은 옛일과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작가의 말’에서 “어려운 시절이 오면서 우리는 진작부터 되돌아봐야 했다”며 “이것은 그야말로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에 관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달동네에서 어렵게 자라 건축가로 성공한 박민우는 인생의 해질 무렵인 60대에 이르러 삶을 되돌아본다. 어느 날 강연장에서 강의를 마치고 나서던 그에게 한 젊은 여성이 쪽지를 남기고 사라지면서 소설은 시작된다. 쪽지 속에는 첫사랑 차순아의 전화번호가 적혀 있었다. 어렵사리 전화가 닿았지만 메일로만 안부를 주고받을 수밖에 없어 애를 태운다.
그러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20대 후반의 연극연출가 정우희로 바뀐다. 연극이라는 꿈을 놓지 못한 그는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려간다. 작가는 정우희의 모습으로 젊은 세대의 팍팍한 현실을 냉정하게 묘사한다.
이런 그에게 사랑은 사치 같은 일이지만 삶이 버거운 순간 항상 검은 셔츠를 입고 다니던 남자 김민우가 다가온다. 차순아의 아들 김민우와 짧은 인연을 맺은 정우희는 모자가 연달아 세상을 떠나며 충격을 받는다. 우연히 차순아가 남긴 수기를 본 정우희는 박민우란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해하며 자연스럽게 그와 연결된다.
박민우의 어려웠던 달동네 생활은 정우희의 반지하 방 생활과 묘하게 연결돼 있다. 작가는 이 둘의 삶을 통해 오늘의 삶은 옛일과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작가의 말’에서 “어려운 시절이 오면서 우리는 진작부터 되돌아봐야 했다”며 “이것은 그야말로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에 관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