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소니, 이미지센서 패권 장악 '혈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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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리포트
카메라모듈·자율주행차 핵심 'IT 기기 눈' 1위 차지하라
'추격자' 삼성
신기술 '아이소셀' 앞세워 1600만화소 제품으로 공격
대응나선 소니
도시바 사업부 인수로 몸집 키워…생산량 30% 확대 등 박차
중국까지 나섰다
중국 사모펀드, 미국 옴니비전 인수…한국·일본과 본격경쟁 채비
카메라모듈·자율주행차 핵심 'IT 기기 눈' 1위 차지하라
'추격자' 삼성
신기술 '아이소셀' 앞세워 1600만화소 제품으로 공격
대응나선 소니
도시바 사업부 인수로 몸집 키워…생산량 30% 확대 등 박차
중국까지 나섰다
중국 사모펀드, 미국 옴니비전 인수…한국·일본과 본격경쟁 채비
‘정보기술(IT) 기기의 눈’ 역할을 하는 이미지센서 시장을 놓고 삼성전자와 일본 소니가 혈투를 벌이고 있다. 지금은 소니가 1위지만 삼성전자가 맹추격을 하고 있다. TV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소니를 추격해 1위에 오른 10여년 전과 흡사한 장면이다. 여기에 중국이 또 다른 강자인 옴니비전을 인수하면서 삼성과 소니 양강전은 삼국지로 확전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추격하는 삼성
이미지센서는 빛을 인식해 이미지로 보여주는 반도체다. 스마트폰용 카메라모듈과 디지털카메라, 스마트TV, CCTV(폐쇄회로TV) 등 각종 보안기기뿐 아니라 미래 자율주행차, 각종 사물인터넷(IoT) 기기 등에서도 핵심 역할을 할 부품이다. 시장도 매년 급성장하고 있다. 시장 규모가 올해 100억달러를 넘을 전망이다.
소니는 이 시장에서 지난 2분기 42%의 점유율로 1위를 지켰다. 소니는 지난 29일 올 3분기에 영업이익 1849억엔(약 1조7300억) 흑자를 냈다고 발표했는데, 이 흑자의 견인차가 이미지센서와 게임기였다. 애플 아이폰이 날개 돋친 듯 팔리면서 아이폰 한 대에 두 개씩 들어가는 소니 이미지센서도 덩달아 매출이 급증했다. 업계에 따르면 소니는 아이폰6 한 대가 팔릴 때마다 20달러씩 벌어들인다.
그러나 이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업체는 삼성전자다. 시장조사업체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 2분기 이미지센서 매출 성장률은 23.1%로 모든 업체를 통틀어 가장 높다. 삼성이 이미지센서 사업을 시작한 건 1989년이다. 하지만 두각을 나타낸 것은 2년 전인 2013년부터다. 1등 공신은 ‘아이소셀’이라는 신기술이다. 이미지센서를 구성하는 화소와 화소 사이에 절연부(벽)를 만들어 간섭현상을 최소화함으로써 어두운 환경에서도 선명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게 한 기술이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는 지난 7월 한 개 화소 크기가 1㎛(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m)인 1600만 화소 이미지센서를 양산하기 시작했다. 소니가 아직 개발 중인 제품이다. 소비자가 얇고 가벼운 모바일기기를 선호하기 때문에 이미지센서는 작게 할수록 경쟁력이 있다. 삼성은 기존 1.12㎛였던 화소를 축소해 전체 카메라모듈 두께를 기존보다 20% 줄였다. 삼성의 시장 점유율이 10%대 중반에 불과하지만 소니가 안심할 수 없는 이유다.
뛰어가는 소니, 뛰어드는 중국
소니는 삼성의 도전에 인수합병(M&A) 등으로 수성을 다짐하고 있다. 닛케이 등에 따르면 소니는 도시바로부터 이미지센서 사업을 약 200억엔(약 1900억원)에 인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회계부정 사건 등으로 어려움에 빠진 도시바에 손을 내밀어 몸집을 불리겠다는 것이다. 또 내년 4월부터는 이미지센서가 주력인 반도체 부문을 분사시켜 운영할 계획이라고 이달 초 발표했다. 업계는 소니가 반도체 부문을 분사하면 빠른 의사결정과 신속한 제품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소니는 지난 6월 이미지센서 사업에 투자하겠다며 공모 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으로 4400억엔(약 4조2000원)을 모았다. 올초엔 월간 이미지센서 생산량을 내년 9월까지 30% 더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중국도 점점 커지는 이 전쟁에 뛰어들었다. 지난 4월 말 시틱캐피털과 화캐피털 등 중국 사모펀드 컨소시엄은 삼성에 밀려 이미지센서 업계 3위로 떨어진 미국 옴니비전을 19억달러에 인수했다. 옴니비전은 실리콘밸리 50대 기업 중 하나로 지난해 14억2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린 회사다. 아이폰을 생산하는 대만 폭스콘 등이 주요 고객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니가 주도하는 시장에 삼성전자에 이어 중국까지 뛰어든 형세”라며 “소니가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 M&A 등에 나서고 있어 한·중·일 세 나라 간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이미지센서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디지털 신호로 변환해 이미지로 보여주는 반도체. 스마트폰용 카메라뿐 아니라 스마트TV, 보안시스템 등에 탑재되고 있다. 자율주행차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며 사물인터넷(IoT) 시대가 본격 열리면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세계 시장은 2020년 175억달러(약 19조80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지은/김현석 기자 jeong@hankyung.com
추격하는 삼성
이미지센서는 빛을 인식해 이미지로 보여주는 반도체다. 스마트폰용 카메라모듈과 디지털카메라, 스마트TV, CCTV(폐쇄회로TV) 등 각종 보안기기뿐 아니라 미래 자율주행차, 각종 사물인터넷(IoT) 기기 등에서도 핵심 역할을 할 부품이다. 시장도 매년 급성장하고 있다. 시장 규모가 올해 100억달러를 넘을 전망이다.
소니는 이 시장에서 지난 2분기 42%의 점유율로 1위를 지켰다. 소니는 지난 29일 올 3분기에 영업이익 1849억엔(약 1조7300억) 흑자를 냈다고 발표했는데, 이 흑자의 견인차가 이미지센서와 게임기였다. 애플 아이폰이 날개 돋친 듯 팔리면서 아이폰 한 대에 두 개씩 들어가는 소니 이미지센서도 덩달아 매출이 급증했다. 업계에 따르면 소니는 아이폰6 한 대가 팔릴 때마다 20달러씩 벌어들인다.
그러나 이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업체는 삼성전자다. 시장조사업체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 2분기 이미지센서 매출 성장률은 23.1%로 모든 업체를 통틀어 가장 높다. 삼성이 이미지센서 사업을 시작한 건 1989년이다. 하지만 두각을 나타낸 것은 2년 전인 2013년부터다. 1등 공신은 ‘아이소셀’이라는 신기술이다. 이미지센서를 구성하는 화소와 화소 사이에 절연부(벽)를 만들어 간섭현상을 최소화함으로써 어두운 환경에서도 선명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게 한 기술이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는 지난 7월 한 개 화소 크기가 1㎛(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m)인 1600만 화소 이미지센서를 양산하기 시작했다. 소니가 아직 개발 중인 제품이다. 소비자가 얇고 가벼운 모바일기기를 선호하기 때문에 이미지센서는 작게 할수록 경쟁력이 있다. 삼성은 기존 1.12㎛였던 화소를 축소해 전체 카메라모듈 두께를 기존보다 20% 줄였다. 삼성의 시장 점유율이 10%대 중반에 불과하지만 소니가 안심할 수 없는 이유다.
뛰어가는 소니, 뛰어드는 중국
소니는 삼성의 도전에 인수합병(M&A) 등으로 수성을 다짐하고 있다. 닛케이 등에 따르면 소니는 도시바로부터 이미지센서 사업을 약 200억엔(약 1900억원)에 인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회계부정 사건 등으로 어려움에 빠진 도시바에 손을 내밀어 몸집을 불리겠다는 것이다. 또 내년 4월부터는 이미지센서가 주력인 반도체 부문을 분사시켜 운영할 계획이라고 이달 초 발표했다. 업계는 소니가 반도체 부문을 분사하면 빠른 의사결정과 신속한 제품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소니는 지난 6월 이미지센서 사업에 투자하겠다며 공모 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으로 4400억엔(약 4조2000원)을 모았다. 올초엔 월간 이미지센서 생산량을 내년 9월까지 30% 더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중국도 점점 커지는 이 전쟁에 뛰어들었다. 지난 4월 말 시틱캐피털과 화캐피털 등 중국 사모펀드 컨소시엄은 삼성에 밀려 이미지센서 업계 3위로 떨어진 미국 옴니비전을 19억달러에 인수했다. 옴니비전은 실리콘밸리 50대 기업 중 하나로 지난해 14억2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린 회사다. 아이폰을 생산하는 대만 폭스콘 등이 주요 고객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니가 주도하는 시장에 삼성전자에 이어 중국까지 뛰어든 형세”라며 “소니가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 M&A 등에 나서고 있어 한·중·일 세 나라 간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이미지센서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디지털 신호로 변환해 이미지로 보여주는 반도체. 스마트폰용 카메라뿐 아니라 스마트TV, 보안시스템 등에 탑재되고 있다. 자율주행차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며 사물인터넷(IoT) 시대가 본격 열리면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세계 시장은 2020년 175억달러(약 19조80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지은/김현석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