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박모씨(53·서울 은평구)는 화장실 가기가 두렵다. 배변이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배변 후에도 시원한 느낌이 들지 않아 여간 고민이 아니다. 병원에 가는 게 왠지 부끄러워 참고 생활했으나 최근들어 배변이 더욱 힘들어져 결국 병원을 찾았다. 검진 결과 직장류였다.



만성변비로 알고 방치했다가 뒤늦게 증상이 심해져 병원을 찾았다가 직장류 판정을 받는 여성들이 꽤 있다. 직장류는 직장과 질 사이의 벽이 얇아져 배변시 대변이 항문 밖으로 잘 나오지 않는 항문질환의 하나다. 대부분 50대 이후의 여성들에게 생기지만 배변 장애나 출산 등으로 30~40대의 여성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젊은 여성의 경우 직장류가 있더라도 주변 골반 근육의 도움으로 별 어려움 없이 배변이 가능하다. 평소 직장류에 의한 불편함을 별로 느끼지 못하다가 주변 근육의 약화가 급격히 진행되는 40~50대 갱년기를 지나면서 증세가 더욱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직장류는 출산시 손상으로 직장과 질 사이의 근육이 파열되면서 생기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제왕절개처럼 자연분만을 하지 않은 경우에도 생길 수 있다. 또 장시간 과도하게 힘을 주어 배변하는 습관이 있는 경우, 노화로 조직 자체가 약화된 경우, 비만, 자궁적출술과 같은 골반 근육의 약화를 초래할 수 있는 부인과 수술 후의 합병증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변비도 원인이 될 수 있다. 흔히 변비가 생기는 원인은 육류 위주의 식사, 과도한 다이어트, 장운동 기능 저하, 다른 질병에 의해 나타나는 이차성 변비 등 다양하다. 그중 40~50대 여성에게 나타나는 변비 증상은 출산시 손상에 의한 직장류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직장류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변비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고, 주변 근육이나 항문 기능 등 다른 요인들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직장류가 심할 경우에는 배변 시 힘을 줄 때 직장류가 늘어나 있어 대변이 깨끗하게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하고, 늘어나 있는 직장류 부분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 대변이 불완전하게 배출되기 때문에 변이 가늘어지고, 잔변감을 느끼기 쉬우며, 이 때문에 변 보기를 여러 차례 시도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변이 대장 내에 남아 있기 때문에 묵직한 느낌이 사라지지 않고, 심한 경우에는 배변 시 항문 주위, 회음부를 누르거나 손가락을 넣어 직장류 쪽을 밀어주어야 대변을 볼 수 있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또 오랫동안 배출하지 못한 변이 단단하게 굳어 주변의 묽은 변만 변실금처럼 찔끔찔끔 나오는 증상도 생길 수 있다. 만약 이러한 증상들이 오랫동안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히 진단받고, 제되로 된 치료를 해야 한다.



직장류는 직장수지검사 등을 통해 진단을 할 수 있으며, 항문내압검사, 항문초음파 및 대장운동검사, 배변조영술 등도 시행한다. 이를 통해 직장류로 진단되면 식이요법, 배변습관 개선, 약물투여 등의 보존적 치료를 시도하게 된다.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자주 먹고, 하루에 6~8잔의 물을 마시면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 또 배변시 과도한 힘주기를 피하고 식이섬유 보조제를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치료는 직장류의 크기나 다른 질환 유무 등에 따라 약물 치료 및 바이오피드백 배변훈련 치료를 시행한다. 이같은 치료에도 직장 구조의 변형이 심해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보는 것이 좋다.



서울장문외과 송호석 원장은 "서구화된 식습관 및 불규칙한 생활 패턴 등으로 인해 변비나 직장류와 같은 배변 질환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갱년기 후 이전엔 없던 변비가 갑작스레 지속되는 경우 직장류 증상을 의심해 정확한 검진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장익경기자 ikja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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