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
박인비
“어차피 리디아 고와 시즌이 끝날 때까지 맞붙어야 합니다. 이제 따라가는 재미로 경기를 치러야죠.”

세계랭킹 2위로 밀린 박인비(27·KB금융그룹)의 각오다. 박인비가 29일부터 나흘간 중국 하이난섬 지안레이크 블루베이 골프코스(파72)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블루베이 대회(총상금 200만달러)에서 반격을 시도한다. 1위를 탈환한 리디아 고(18·뉴질랜드)도 막판 타이틀 굳히기에 나선다.

○리디아 고, 무서운 막판 질주

박인비는 지난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KB금융스타챔피언십에 출전하느라 같은 기간 열린 LPGA투어 푸본타이완챔피언십에 출전하지 않았다. 이 사이 올 시즌 박인비와 접전을 벌여온 리디아 고가 LPGA투어에서 우승하면서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빼앗았다. 지난 26일 발표된 여자골프 세계랭킹에서 리디아 고는 12.98점을 받아 박인비(12.68점)를 0.3포인트 차이로 밀어냈다.

시즌 5승을 수확한 리디아 고는 세계랭킹과 시즌 상금(271만6753달러), 시즌 평균타수(69.282타), 다승 부문(5승), LPGA투어 ‘올해의 선수상’(273점)에서 1위 자리에 올라 박인비를 따돌리고 한발 앞서 나갔다. 몇 주 전까지 대부분 부문에서 박인비에 밀려 2위에 머물렀지만 무서운 막판 질주로 역전에 성공했다.

퍼트 감잡은 박인비…"여제 다툼 이제부터"
리디아 고의 최근 상승세는 심상치 않다. 최근 5개 대회에서 우승컵 3개를 따냈고 나머지 2개 대회에서도 2위와 4위를 기록했다. 최근 8개 대회에서 ‘톱5’ 밖으로 밀려난 것도 한 차례에 불과할 정도로 샷감이 뜨겁다. 특히 그린을 놓쳤을 때도 좀처럼 타수를 잃지 않을 정도로 쇼트게임에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박인비는 ‘침묵의 암살자’라는 별명답게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다. 박인비는 국내 대회에 출전하면서 올 시즌 중반 이후 흔들렸던 퍼트 감각을 다시 잡았다. 그는 “대회 기간 3퍼트를 두 차례밖에 하지 않았다”며 “퍼트 감각을 되찾은 만큼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4개 대회서 운명 갈린다

리디아 고
리디아 고
박인비와 리디아 고의 진짜 싸움은 이제부터다. 이번 대회를 포함해 앞으로 남은 LPGA투어 대회는 모두 4개다. 중국에 이어 일본에서 열리는 토토재팬클래식으로 ‘아시안 스윙’을 끝낸 뒤 멕시코로 넘어가 로레나오초아인비테이셔널, 미국 본토에서 CME그룹투어챔피언십으로 2015시즌을 마무리한다.

세계랭킹, 다승, 상금, 올해의 선수 등 각종 부문에서 리디아 고가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모두 박인비와 간격이 크지 않아 이 4개 대회에서 각종 타이틀 경쟁이 판가름 날 전망이다. 리디아 고도 “박인비 언니가 워낙 일관된 플레이를 하기 때문에 랭킹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는 신인왕 포인트 1위를 달리는 김세영(22·미래에셋)과 2위 김효주(20·롯데)가 출전해 막판 신인왕 경쟁을 벌인다.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내는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와 홈코스의 이점이 있는 펑산산(중국), 최근 부활 조짐을 보이는 청야니(대만)도 출전해 우승을 노린다.

최만수 기자 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