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투자가 주가연계증권(ELS) 등 금융상품 부문에서 높은 수익을 거둔 덕에 올 3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위험성이 낮은 상품 중심으로 수익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것이 7~9월 하락장에서 수익을 낸 요인으로 분석된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의 올 3분기 당기순이익은 686억원으로 자기자본 순위 1, 2위인 NH투자증권(672억원)과 KDB대우증권(554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429억원)보다 당기순이익이 59.9% 늘었다. 1~3분기 누적 순이익은 1942억원으로 전년(913억원)에 비해 112.6% 급증했다.

업계에선 신한금융투자가 한국투자증권, 메리츠증권 등과 3분기 순이익 선두권을 이룰 것으로 보고 있다. 올 3분기에 주요 증권사는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가 급락한 탓에 수십억~수백억원대 ELS 헤지(위험회피) 손실을 봤다. 하지만 신한금융투자는 ELS 부문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 연간 230억원(3분기 45억원)가량의 영업순수익(영업수익과 판관비에서 영업비용을 뺀 수치)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금융투자의 선전 배경으론 ELS 인기가 절정일 당시 수익률이 낮더라도 ‘녹인 배리어(knock-in barrier·원금손실구간)’가 없는, 소위 ‘노(no) 녹인형 상품’을 주로 판매하는 전략을 택한 점이 꼽힌다. “시장이 좋아지는 국면부터 리스크를 낮춘 상품을 판매해야 하락 장세에서 고객 손실을 줄일 수 있다”며 강대석 사장이 안전 위주 전략을 강조한 것이 주효했다는 것. 이와 함께 회사 측은 리스크를 통제할 수 있는 상품을 추천하라는 별도 지시를 프라이빗뱅커(PB)들에게 내리기도 했다. 신한금융투자의 한 PB는 “하반기 들어 고객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관리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회사를 찾는 자산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안정적인 수수료 수익을 낼 수 있는 금융 상품 잔액도 꾸준히 늘고 있다. 전체 금융 상품 설정액은 지난해 말 43조1000억원에서 지난달 말 57조원으로 32.2% 증가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