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과 팀워크가 조직을 망칠 수도 있다. 모두가 한 팀이 돼 함께 업무를 해결하면 아무도 책임질 필요가 없다. 결정을 함께 내렸으니 실수가 발생해도 팀 전체에 돌아간다. 사장은 책임을 회피한다. 모든 짐은 팀원들에게 돌아간다. 이 경우 팀워크란 협업을 가장한 희생이다. 실제로 강한 팀, 성과가 좋은 팀일수록 강한 개인을 요구한다. 필요하다면 항의도 곧잘 하고 자기 의견도 분명한 사람들 말이다. 진정한 팀워크는 갈등과 불화 속에서 싹튼다.

《팀워크의 배신》은 글로벌 기업을 이끌고 있는 컴퓨터 천재 ‘너드’들의 성공 비결을 분석한 결과 팀워크보다 개인의 창의성과 역량을 중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흔히 구성원이 많을수록 개인의 실수를 더 잘 파악해 정정할 수 있다고 믿지만 실제로는 실수를 더 크게 부풀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우리의 뇌는 복잡한 연관 관계를 파악하지 못하고 간단한 규칙을 이용해 판단을 내린다. 만약 한두 사람이 팀에서 이런 식으로 실수를 저지를 경우, 나머지 사람들도 같은 실수를 저지를 경향이 높다. 팀 분위기가 좋을수록 그렇다. 서로 튀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조직이 강해지려면 ‘삐딱이’ ‘엉뚱이’ ‘고집쟁이’를 용인해야 한다. 그들은 인간관계와 소통에 문제를 겪지만 남들이 보지 못한 세상을 통찰하기도 한다. 애플의 공동 창립자 스티브 워즈니악이나 소프트웨어업계의 그루 빌 게이츠 같은 ‘너드’가 대표적이다. 그들은 직감을 믿지 않고 분석하고 계산한다. 자기 확신을 위해 기꺼이 투쟁도 한다. 갈등이 없으면 발전도 없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