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0월22일 오전 4시

삼성그룹 계열 전 상장사가 이달 말부터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순차적으로 발표한다.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삼성물산은 대규모 ‘자사주 매입 또는 소각’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로부터 공격받던 지난 6월 말 삼성물산 경영진이 발표한 주주친화 프로그램을 전 계열사로 확대하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진다.

21일 삼성그룹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최근 계열사 최고재무책임자(CFO) 회의를 소집해 계열사별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회의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이르면 26일부터 주요 계열사들이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순차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개별 기업 여건과 재무상황 등에 따라 이사회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처럼 내부에 현금을 비축한 계열사들은 자사주 매입 또는 ‘매입 후 소각안’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등 자사주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자사주 소각, 삼성화재 등 배당 여력이 있는 계열사들은 배당 성향 제고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은 또 주요 주주들의 이해관계를 이사회에 반영할 주주권익위원회(거버넌스위원회)를 삼성물산 외 전 상장 계열사에 설치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이 같은 움직임은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삼성그룹 16개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총 313조원으로 한국 전체 주식시장(1482조원)의 21.1%를 차지한다.

임도원/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