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성용 KAI 사장 "KF-X 개발 땐 투자금의 10배 벌 수 있다"
“2025년까지 8조~9조원을 들여 한국형 전투기(KF-X)를 개발하면 향후 30년간 국내외 중급전투기 시장에서 175조원가량의 매출을 올릴 수 있습니다.”

하성용 한국항공우주산업(KAI·사진) 사장은 21일 서울공항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양산비를 포함해 투자금 18조원의 10배를 벌 수 있는 KF-X사업을 성공시킬 자신이 있으며 이를 통해 공군 전력 향상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겠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하 사장은 서울공항에서 25일까지 열리는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2015’를 주최하는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하 사장은 “세계적으로 4600대가량 팔린 F-16 전투기는 2030년대부터 도태시기를 맞는다”며 “대당 9000만달러 안팎의 F-35가 이 시장의 3분의 2를 대체한다 해도 나머지 시장은 대당 6000만~7000만달러인 KF-X가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KF-X를 70조원어치 수출하고 후속 군수지원 105조원을 더하면 175조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KF-X는 뒤늦게 불거진 미 정부의 4개 체계통합 기술 이전 거부로 논란이 되고 있다. 1997년 T-50 경공격기를 개발할 당시에도 엄청난 반대에 휩싸였다. KAI는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2006년 개발에 성공한 뒤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200대 규모의 공급계약을 맺었다.

하 사장은 “대당 30억원 수준인 능동전자주사(AESA) 레이더는 시간만 주어진다면 국내에서 충분히 개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공군은 2025년부터 2032년까지 KF-X 120대를 사기로 했다. F-16의 대체기로 KF-X 성능개량 모델을 180대가량 구매할 가능성이 있다. KF-X사업에 참여하는 인도네시아는 50~100대를 현지 생산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 사장은 “항공기 300여대를 양산하면 개발비를 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KAI가 2020년 매출 10조원의 세계 15위 항공업체로 도약하려면 미 공군의 고등훈련기(T-X)사업을 따내야 한다. 미 공군은 내년 9월께 최소 350대를 사들이겠다는 입찰공고를 내고 2017년 기종을 결정한 뒤 2018년 초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해군 훈련기 등 미국 내 수요만 1000여대로 30조원에 이르고 미 우방국의 수요를 감안하면 2000대 이상을 팔아 약 75조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 록히드마틴이 KAI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한다.

성남=최승욱 선임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