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부가 수산업 분야의 대대적 개혁을 추진하면서 한국 수산업체들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수산업 발전위원회 간부회의를 주재하며 외국 수산업자들이 러시아 수자원을 이 용해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러시아 수역에서 잡힌 수산물 상당부분이 거의 가공되지 않은 채 냉동돼 외국으로 수출되면서 러시아 국민 은 질 좋고 값싼 수산물을 즐기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수산업의 4분의 3이 원양어업이 아 닌 내국 조업에 기반하고 있고 러시아 전체 어획량이 세계에서 5~6위를 차지하는 데도 국내 상점에는 여전히 상당히 비싼 수입 제 품들이 우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러시아에서 잡힌 수산물은 거의 외국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 수역에서 어획된 수산물이 아주 낮은 수준의 가공만 거쳐 냉동 상태로 외국으로 수출되는 것에 대해 “외국이 좋은 수산물을 확보하 는 것은 물론 자국 내 가공 산업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경제적 이득을 얻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고 말했다.

러시아 수산업계에 따르면 현재 수출 수산물의 7%만이 가공된 뒤 수출되고, 87%는 가공 없이 냉동 상태로 공급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에 따라 자국 수산업을 육성하고 수산물을 국내에서 가공해 수출함으로써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면서 수 산업 분야 인프라를 현대화하는 데 필요한 투자를 끌어들이는 방안으로 투자에 대한 보상으로 조업 쿼터를 배정하는 방안을 도입할 것 을 지시했다.

전체 조업 쿼터의 20%를 어업용 선박 조선소, 수산물 가공 공장, 냉동 창고 등 수산업 관련 인프라에 투자하는 내 국 및 외국 업자들에게 배분하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러시아 정부의 수산업 개혁 조치로 한국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 로 보인다. 한국 수산업체들은 그동안 러시아 업체와의 협업과 정부 간 협정을 통한 쿼터 확보 등으로 러시아 극동 수역에서 명 태, 오징어, 대구, 꽁치, 킹크랩 등의 수산물을 어획해 국내로 들여왔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