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연금제도가 글로벌 주요 25개국 중 24위에 불과하다는 평가 결과가 나왔다. 인도 다음으로 낮은 수준이라는 박한 점수를 받은 것이다.

20일 글로벌 컨설팅업체 머서(Mercer)와 호주금융센터(ACFS)가 세계 25개국의 연금제도를 평가한 ‘2015 멜버른-머서 글로벌 연금지수(MMGPI)’를 발표했다. 이 연금지수는 은퇴 후 지급하는 연금액의 적정성, 연금제도를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지속 가능성, 사적연금 체계가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운영 요건을 종합 평가해 산출한다. 세계 인구의 60%에 해당하는 국가들을 평가 대상으로 삼았다.

2012년부터 조사에 포함된 한국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D등급 평가를 받으며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종합지수는 43.8점으로 작년 43.6점에서 큰 변화가 없었고, 순위는 24위였다.

이와 함께 △퇴직연금을 확대하고 △저소득층 연금 가입자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며 △개인형 퇴직연금(IRP)의 중도인출 규제를 강화할 것 등이 주요 개선 사항으로 지적됐다.

이번 조사에서 A등급을 받은 국가는 덴마크와 네덜란드였다. 덴마크는 종합지수 81.7점으로 네덜란드(80.5점)와 호주(79.6점)에 앞서면서 4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지난 7년 동안 예상 은퇴 이후 기간은 평균 16.6년에서 18.4년으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국가에서 연금을 수령하는 개시 연령을 높였지만, 기대수명이 높아지면서 늘어나는 퇴직 이후 기간을 줄이기에는 충분치 못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국은 은퇴 기간이 22.8년으로 조사 대상국 중 일본(23.6년) 다음으로 긴 것으로 나타났다. 저출산과 맞물려 한국의 연금제도 지속 가능성에 부담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호주금융센터는 모내시대, 로열멜버른공과대(RMIT), 호주증권금융연수원이 호주 빅토리아 주정부로부터 초기 투자를 받아 2005년 설립한 비영리 컨소시엄이다. 머서는 인사조직 관련 글로벌 컨설팅사로 43개국에 2만여명의 전문가를 거느리고 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