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국내 증시는 박스권 안에서 부진한 흐름을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경기침체 우려와 3분기 실적 시즌을 앞둔 경계 심리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 같은 시기에 이익 가시성이 확보된 내수주(株)나 배당 모멘텀(상승 동력) 부각에 따른 배당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날 오전 개최될 예정인 10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기준금리 동결이 전망된다.

앞서 미국 증시는 월마트 주가 폭락 여파에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0.92% 떨어졌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도 각각 0.47%와 0.29% 내렸다.

야간선물지수도 하락했다. 14일(현지시간) 시카고상업거래소(CME) 글로벌 연계 코스피200선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37% 내린 245.20포인트로 마감했다. 이를 코스피로 환산할 경우 2002포인트에 해당한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중국 무역지표 부진에 2000선을 위협받기도 했으나 장중 중국 물가 상승률 부진에 따른 경기부양 기대감이 부각되며 2000선 위에서 장을 마감했다.

다만 최근 지수 하락을 밑에서 받치고 있던 외국인이 6거래일 만에 팔자세로 돌아선 것은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끼치는 요소란 설명이다. 외국인은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만 1113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문제는 실적 시즌을 앞두고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경계 심리다. 국내 경제지표 호조와 기저효과 등이 코스피 하단의 지지요인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계속되고 있는 3분기 실적 모멘텀 둔화세가 반등의 발목을 잡을 개연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주말 기준 코스피 상장사들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4조1000억원이다. 이는 전기 대비 5.3% 늘어난 수치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지난주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 영업이익 7조3000억원이 주는 '착시효과'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추정치가 존재하는 코스피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김진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개선 조짐을 보였던 3분기 실적 전망치는 삼성전자 실적에 기인한 바가 크다"며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국내 기업들의 3분기 실적 전망치는 여전히 하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 코스피 밸류에이션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PER 9.7배)보다 높은 상태(10.7배)로 매력도가 저하된 상황일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깜짝 실적 효과에 힘입어 지수 상승을 견인해 왔던 수출업종의 상승탄력도 둔화될 수 있는 시점에 놓여 있는 점도 부담요인이다.

3분기 동안 진행된 원화약세로 환율효과가 3분기 실적에 우호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점은 유효하지만 여전히 실적 변동성이 단기 상승에 따른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 연구원은 "실적 변동성 확대 가능성으로 시세 연속성 확보가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기적으로 수익률 목표치를 짧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며 "변동성을 활용한 업종별 순환매 전략을 염두에 두는 것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추가 경기부양 가능성과 원자재 가격 반등에 따른 투자심리 개선으로 금속광물, 건설 등 소재 및 산업재를 주목하라는 조언이다. 또 중장기 차원에서 내수주와 배당주 등에도 관심을 가지라고 주문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