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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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금리인상 지연 가능성이 고조되며 원·달러 환율이 석 달 만에 1140원대로 후퇴했다. 환시 전문가들은 달러화 약세·투자심리 강화로 원·달러 환율이 1130원대까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으며, 변동성 장세도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 원·달러 환율, '비둘기' 美 FOMC 의사록에 15원 이상 폭락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5.5원 내린 1143.5원에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140원대로 떨어진 것은 7월 22일 이후 석 달만이다.

지난 주말 공개된 미국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되면서 미 달러화가 약세를 나타내자 원·달러 환율은 급락 출발했다.

의사록에 따르면, FOMC는 중국발 세계 경제 둔화 가능성과 저물가 우려에 9월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전문가들은 FOMC 이후에도 글로벌 경제지표가 부진한 상황이어서 미국 중앙은행(Fed)이 연내 금리를 인상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실었다.

여기에 스탠리 피셔 미국 중앙은행(Fed) 부의장이 "미국의 연내 금리 인상은 예상일 뿐, 약속이 아니다"라고 말하면서 금리인상 지연 기대감이 고조됐다. 장중에는 역외에서 달러 매도 물량이 유입되며 낙폭을 조금씩 키워 나갔다.

◆ "낙폭 더 확대될 듯…수급도 하락에 우호적"

환시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미국의 금리인상 지연 가능성에 반응해 단기적으로 낙폭을 더 키울 수 있다고 예상했다.

선성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달러화 약세를 그대로 반영하며 원·달러 환율이 급락한 가운데 하락세로 방향을 잡은 상황"이라며 "단기적으로 1130원대 진입 가능성도 열어놔야 한다"고 말했다.

선 연구원은 수급적으로도 원·달러 환율 하락에 우호적인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4분기는 계절적으로 수출업체의 네고물량(달러 매도)이 집중되는 시기"라며 "연말 예정돼 있는 미국의 쇼핑시즌까지 돌입할 경우 달러 매도 물량은 더 유입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굵직한 대내외 경제지표 발표가 대기중이어서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 장세가 더 심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번주만 해도 중국의 수출입지표와 소비자물가지수(CPI), 생산자물가지수(PPI), 미국의 CPI·PPI 및 소매판매지수 등이 예정돼 있다. 오는 19일에는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려있는 중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성장률 발표가 대기중이다.

정성윤 현대선물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금주 예정돼 있는 주요 경제지표 결과를 확인 후 다시 방향성을 잡을 수 있다"며 "관련 경계감에 1140원대가 저항선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 연구원은 "1140원대~1160원대 구간에서 변동폭이 매우 큰 장세가 나타날 것"이라며 "해당 구간은 매물 공방도 나타나지 않는 구간이어서 가파른 급등락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