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객이 롯데백화점 본점에 있는 ‘픽업데스크’에서 온라인으로 주문한 상품을 찾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쇼핑객이 롯데백화점 본점에 있는 ‘픽업데스크’에서 온라인으로 주문한 상품을 찾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롯데그룹은 올해 연간 7조5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내수 경기 침체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의 ‘통 큰’ 투자를 결정했다는 게 그룹 측 설명이다.

투자는 그룹의 주력 사업인 유통 부문에 집중될 전망이다. 그중에서도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융합하는 ‘옴니채널’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옴니채널은 소비자가 마치 하나의 매장을 이용하는 것처럼 느낄 수 있도록 온라인, 오프라인, 모바일 등 모든 쇼핑 채널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온라인 쇼핑몰인 롯데닷컴 등에서 주문한 상품을 롯데백화점이나 편의점 세븐일레븐 오프라인 매장에서 찾는 식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틈이 날 때마다 옴니채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그룹 사장단회의에서 신 회장은 “옴니채널을 성공시키면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유통기업에도 지지 않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이 지난해 4월 ‘스마트 쿠폰북’ 앱(응용프로그램)을 내놓은 게 옴니채널 강화 전략의 하나다. 행사정보 및 사은행사 내용 등을 언제 어디서나 휴대폰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이 앱의 사용자 수는 150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지난해 11월부터는 롯데닷컴과 연계해 서울 소공동 본점 1층에 국내에서 처음 ‘온라인 픽업서비스 전용데스크’(이하 픽업데스크)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온라인으로 구매한 상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찾는 ‘스마트픽’ 서비스를 이용하면 구매한 브랜드 매장을 직접 갈 필요 없이 픽업데스크에서 상품을 찾을 수 있다. 롯데백화점은 현재 8곳인 스마트픽 서비스 적용 백화점을 3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취급 상품 품목 수도 종전 1만개에서 40만개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이완신 롯데백화점 마케팅부문장(전무)은 “픽업데스크를 설치한 이후 스마트픽 서비스 이용 고객이 세 배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부터는 본점 MVG 주차장과 인근 을지로입구역에서 ‘픽업락커’도 운영하고 있다. 픽업데스크는 백화점 영업시간에만 운영하지만 픽업락커는 24시간 운영하는 게 다른 점이다. 올해 1월에는 편의점 세븐일레븐 소공점에도 설치했다. 연내 30개를 추가할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10월 월드타워점에서 ‘비콘 서비스’를 시작했다. 스마트폰을 통해 소비자의 쇼핑 동선에 따라 행사정보, 할인쿠폰 등 다양한 쇼핑 정보를 자동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내년까지 이 서비스를 전 지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비콘 서비스를 도입한 세븐일레븐은 올해 전국 7000개 이상 점포로 서비스를 확대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전자지갑 ‘시럽’, OK캐시백, 세븐일레븐 앱 중 하나 이상을 사용하는 소비자가 세븐일레븐 점포 앞을 지나면 환영인사와 함께 각종 쇼핑 정보 및 할인쿠폰 등이 스마트폰에 뜬다.

서울 잠실에 짓고 있는 롯데월드타워와 롯데월드몰 등 제2롯데월드도 미래 핵심 먹거리 중 하나다. 6성 호텔, 고급 오피스텔 등으로 구성된 123층 높이의 롯데월드타워는 내년 말 완공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롯데월드몰은 국내 최대 규모 명품백화점 에비뉴엘과 세계 최대 규모의 면세점을 앞세워 관광객 수요를 흡수한다는 계획이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