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사태를 비롯해 한반도와 전 세계의 굵직한 역사 현장을 담았던 한국 두 번째 다목적실용위성인 아리랑2호(사진)의 공식 임무가 종료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2일 다목적실용위성개발사업 추진위원회를 열어 10월로 끝나는 다목적실용위성 아리랑2호의 임무를 더는 연장하기 않기로 결정했다고 5일 발표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는 “통신이나 전기공급장치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때까지 현재 진행하고 있는 지상관측은 계속해서 수행한다”고 말했다.

아리랑2호는 2006년 7월28일 러시아 플레세츠크 발사장에서 발사된 뒤 지상 656~680㎞ 상공의 우주궤도를 하루 14바퀴 반씩 약 4만6800회를 돌았다. 2013년 북한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실험 등 굵직한 역사의 현장을 지켜봤다. 지금까지 찍은 영상은 해외가 244만8321장, 국내는 7만5404장에 이른다. 이는 지구 전체를 3.7회 촬영한 면적에 해당한다. 아리랑2호가 찍은 영상의 가치는 5323억원으로, 개발비 2633억원의 두 배를 웃돈다.

아리랑2호의 공식 설계 수명은 원래 3년이었지만 상태가 양호해 6년 더 운영됐다. 항우연 관계자는 “지금도 궤도 유지에 필요한 추진연료가 60%나 남아 있지만, 노후화로 언제든 작동을 멈출지 몰라 임무를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아리랑2호가 대기권에서 완전히 ‘산화’하는 데는 제어 불능 상태에 빠진 뒤에도 30~40년이 더 걸릴 전망이다.

방효충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처음으로 한국이 주도권을 쥐고 개발한 첫 실용위성이자 향후 고해상도 위성 개발의 계기를 마련한 위성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