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42개월 연속 흑자…수출 줄었지만 수입 더 줄어
지난 8월 경상수지가 42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과 수입이 함께 감소하는 가운데 수입이 더 많이 줄어 흑자가 발생하는 ‘불황형 흑자’란 지적도 나온다.

한국은행은 8월 경상수지가 84억556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고 2일 발표했다. 경상수지는 2012년 3월(38억1470만달러) 이후 42개월 연속 흑자다. 올 들어 8월까지 경상수지 흑자 누적액은 700억748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545억4310만달러)보다 28.5% 급증했다.

상품수지를 구성하는 수출과 수입은 모두 두 자릿수 감소세를 나타냈다. 8월 수출은 431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월(489억2000만달러)보다 11.7% 줄었다. 수출은 8개월째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8월 수입은 342억10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같은 달(415억5000만달러)에 비해 17.7% 급감했다. 최근 경상수지 흑자에 대해 ‘불황형 흑자’라는 진단이 나오는 이유다. 박승환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정보기술(IT)기기 반도체 등의 수출은 증가했지만 선박 석유제품 화공품 등의 수출이 크게 줄었다”며 “원자재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34.3% 감소해 전체 수입액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자본 유출입을 보여주는 금융계정에선 증권투자 분야의 자금순유출 규모가 7월 71억5000만달러에서 지난달 23억5000만달러로 축소됐다.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증권투자가 순회수로 전환된 것은 2011년 10월(3억7000만달러) 이후 약 4년 만이다. 박 부장은 “8월 이후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해진 영향을 받아 주식 투자자금 회수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