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20개국 8700여명의 군인이 총과 계급장을 내려놓고 평화의 스포츠 제전을 펼친다. 다음달 2일 경북 문경에서 개막하는 세계군인체육대회에서다. 올해 6회째인 세계군인체육대회는 4년마다 개최되며 국내에서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올해 대회는 종목 수(24개)와 현역 군인으로 구성된 선수단 규모에서 역대 최대다. 양궁 복싱 축구 골프 태권도 등 19개 일반 종목 외에 오리엔티어링(목적지 찾아가기), 고공강하 등 군사 종목 5개가 추가돼 눈길을 끈다.

2일 열리는 개막식에도 볼거리가 많다. 참가 선수들이 각자 소속국 군인 정복을 입고 참가하는 만큼 각국의 군복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기회다.

‘하나됨’을 주제로 열리는 문화행사는 경주 토함산에서 채화한 ‘우정의 불’과 임진각에서 채화한 ‘평화의 불’이 하나가 돼 문경에 도착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어 ‘화합의 불씨’를 들고 나온 한 소년이 우정·평화의 불과 만나 ‘미래의 불’을 만드는 등 하나됨을 강조하는 뜻의 이벤트가 펼쳐진다.

군 복무 중인 스포츠 스타들도 만날 수 있다. 축구 대표팀의 원톱 스트라이커 이정협 병장과 지난 4월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사상 처음 군인 신분으로 우승한 허인회 일병이 대표적이다. 다음달 12일 전역을 앞둔 이정협 병장은 지난달 K리그 챌린지 경기 도중 안면 복합골절을 당했지만 군 생활 ‘유종의 미’를 세계군인체육대회에서 거두겠다는 각오로 대회 참가를 강행했다.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 사격 여자 50m 소총복사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인 음빛나 중사(24)도 ‘금빛 조준’에 나선다. 여자 축구 대표팀 사상 첫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이상 출전)에 가입한 권하늘 중사도 출사표를 던졌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